[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경기도에 터를 잡는 생애 첫 주택 매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만 1년 넘게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리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젊은 층들이 경기도로 눈을 돌리고 있는겁니다. 여기에 경기도 아파트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상품을 이용하기에 가격이 적당한 것도 인기 상승의 요인입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경기 아파트 매수세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상승세 장기화
28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4주차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18%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역시 지난주보다 0.19%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4주 연속, 전세가격은 5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매가격 상승폭은 올 들어 최대치입니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전세가격 상승세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벌써 만 1년을 넘어가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의 경우 선호단지의 경우 임대인의 희망가격 수준에서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입주가능한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대기수요는 인근 단지로 이어지면서 전세가격 상승현상이 길어지고 있다"고 원인을 짚었습니다.
실제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서울 은평구의 경우 이번 주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주 대비 0.35% 오르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아실에 따르면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베라힐즈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6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요, 한달 후인 6월 중순에는 같은 면적이 1억원 가량 오른 7억6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서울 전세매물 없다…생초자 경기도로 몰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길어지자 '생초자(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도권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래프=부동산인포)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수도권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 기준) 구입 8만8780건 중 경기도 내 거래는 5만5893건로 63.0%를 차지했습니다. 서울은 19.1%(1만6936건), 인천은 18.0%(1만5951건)입니다.
경기도 중에서도 신축 아파트가 꾸준히 공급되고 교통 호재도 있는 2기 신도시의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지역인 ‘동탄 신도시’가 위치한 화성(5747명), ‘운정 신도시’가 있는 파주(5242명)의 집합건물 매수자가 전체의 19.7%로 나타났습니다. 또 수원(4527건), 부천(3812건) 등에서도 생애 첫 매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생초자들의 경우 자금 여력에 맞춰 집을 구하는 경향이 강할 수 밖에 없는데 서울 상급지에 바로 집을 구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변두리 지역 전세매물을 알아보게 되는데 주변 인프라나 교육환경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기도권이 나은 경우도 적지 않아 생초자들이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생아 특례대출 등 낮은 이자에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정책 상품이 나온데다, 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 젊은 층들이 발 빠르게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의 경우 하반기 예정된 전세매물도 많지 않아 경기도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