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폭염 속 깜깜이 전파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의정갈등 장기화로 예전 같은 격리지침도 없는 데다 공중보건의사와 대학병원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은 심각한 상황인데요. 치료제와 진단키트 품귀 현상마저 이어지자 정부가 결국 사과에 나섰습니다. 자칫 코로나 재유행으로 이어질 경우 정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만큼 당정이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는 의사 인력이 필수인 만큼 의정갈등이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됩니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셋째 주만 해도 226명이던 입원환자가 이달 2주차에는 1357명(잠정)까지 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7월 셋째 주 200여명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6배 급증했습니다.
코로나 환자 폭증으로 치료제와 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정부가 제대로 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병원과 약국에서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 치료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보건당국이 치료제 수급 예측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날 질병청은 최근 벌어진 '코로나19 치료제 품귀' 사태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박지영 질병청 비축물자관리과 과장은 이날 열린 '코로나19 발생 동향 및 대응 방안' 관련 백브리핑에서 "현재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은 질병관리청도 굉장히 체감하고 있고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통령실도 부랴부랴 "코로나 치료제 26만명분에 대한 국내 계약을 체결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과는 국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열린 '의대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개월이 다 되도록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하루빨리 비상진료 체계를 정상 체계로 돌리고 의료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대한민국 의료가 선진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당분간 코로나 유행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입원을 위한 협조 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의정갈등 장기화로 인한 의료 공백입니다. 예전 같은 격리지침도 없는 데다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정부는 전국 보건소 공중보건의사들을 이동시킨 상태입니다. 전공의도, 공보의도 부족한 데다 입원실도 제한돼 당장 폭증하는 입원환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제2의 코로나 팬데믹' 우려가 제기되자 국민의힘은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 중재를 위해 대구로 향했습니다. 의사 출신 인요한 최고위원과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는 대구광역시의사회와 면담을 진행했는데요. 대구 서구가 지역구인 김 정책위의장 등은 이날 의대 정원 증원 문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의료 공백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료계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202년 코로나 팬데믹 초반 당시 정부의 감염병 초동 대응에 허점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파업에라도 나설 경우 정부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의정갈등이 너무 길어지면서 의료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팬데믹이 닥치면 정부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여당에서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의료개혁까진 아니더라도 정부가 양보하면서 의정갈등을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덧붙였습니다.
광주 북구보건소에서 감염병관리팀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 수칙이 적힌 홍보물을 부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