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사서 환희에 판다" 동학개미의 역습

폭락장에서 사들인 개미 차익실현
"코로나19 이후 학습효과 퍼져"

입력 : 2024-08-19 오후 3:34:26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검은 월요일에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반등 국면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이 빠지면 공포감에 동시에 투매에 나서곤 했지만, 코로나19를 겪은 후에는 ‘폭락장 이후 반등’ 기회를 노리며 저가 매수에 나서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는데요. 자연스레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와 동등하게 증시 투자 주체로 올라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매매 타이밍 과거와 달라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장중 2700선을 회복하며 상승했습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각각 1조2113억원, 2186억원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지난 달 5일 이후 최대 규모 순매수 기록인데요. 이날 매수의 90%는 전기전자에 집중됐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홀로 1조 4503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로 코스피가 8.77% 폭락하면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282억원, 2696억원 순매도를 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반면 개인은 ‘저점매수’ 인식에 1조696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습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보였습니다. 앞서 증시 변동성이 컸던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를 2조5322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종목 1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SK하이닉스(000660) 716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1130억원을 사들였습니다.
 
같은 기간 연기금도 삼성전자 주식을 803억원, SK하이닉스 365억원 등을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7051억원, 기관은 9448억원을 팔아치웠는데요. 외국인과 기관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받아낸 모습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등조짐을 보이는 12일에서 16일 사이에는 개인이 9093억원을 순매도 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476억원, 8561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코로나19 학습효과로 '강심장 개미' 늘었다
 
지난 주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완화되는 등 코스피가 반등조짐을 보이자 개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판다’는 말처럼 강심장을 지녔던 개미들이 이 기간 수익을 낸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지난 2일 7만9600원으로 마감했던 삼성전자는 5일 7만14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16일 8만200원까지 오르며 하락분을 회복했습니다. 지난 2일 17만3200원으로 마감했던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5일 15만6100원까지 떨어진 후 16일 19만9700원까지 올랐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친 개미들이 더욱 대담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상 외국인 및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 공포감에 개인도 매도세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과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같은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폭락장 후 급등세를 겪은 후 개인 투자자들의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우량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내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폭락장에서도 대거 사들이는 모습이 코로나19 당시 '동학개미운동' 이후 관찰되고 있다"며 "특이한 현상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총괄팀장은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가 들어왔기 때문에 반등했고, 개인들은 약간의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성향상 외국인은 장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개인은 장단기가 섞여있기 때문에 연속성 측면에서는 기관이나 외국인 수급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의미부여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말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주식전략파트장은 "침체리스크 때문에 외국인들이 많이 팔았다가 다시 사들인 것으로 해석해야할 것 같다"며 "경기 침체 우려는 많이 줄었지만 경기가 다운텀은 맞기 때문에 기대감을 낮출 필요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697.23)보다 0.74포인트(0.03%) 상승한 2697.97에 개장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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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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