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치료제 수급 부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면역 회피 능력이 높은 KP3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지난 6월 말 증가 추세로 전환된 이후 여름철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코로나19 치료제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사용량은 6월 4주차 1272명분에서 7월 5주차 약 4만2000명분으로 증가했는데요.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상반기 총 34만1000명분의 치료제를 도입했지만, 올해는 팍스로비드 11만6000명분, 라게브리오 6만3000명분 등 총 17만9000회분만 도입하는데 그쳤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올해 상반기 도입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도입량이 적다 보니 비축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올해 2분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비축량은 20만6000명분입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52만9000명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치료제 사용량이 한 달 사이 30배 이상 급증하고 있고 이달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당 35만명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정부는 뒤늦게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예비비 3268억원 편성을 의결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치료제 전량 수입에 의존…조코바·제프티 상용화 가능성 '촉각'
코로나19 치료제 도입물량을 늘려 공급망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수급 불안정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산 코로나 치료제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산 치료제 중 유일하게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셀트리온제약의 렉키로나주는 2022년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이후 치료제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에 도전하고 있는 일동제약의 조코바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2021년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조코바에 대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뒤, 국내 임상개발·허가 추진 등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조코바는 2022년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 3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식약처에 품목 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했던 제프티를 임상 2상까지 마쳤지만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에 범용적 효능이 있어 적응증 확대를 위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측은 현재 제프티의 임상 3상에 대해 전향적으로 고려를 하고 있고, 다만 추가적인 임상시험은 임상 2상의 탐색적 성격과 임상 3상의 확증적 성격을 동시에 갖는 것으로 2/3상 통합 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진환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전무는 "제프티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3일 이내 환자 중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12개 증상 개선 효과에 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해 당국에 이미 제출했다"며 "병용금기 약물이 37종이나 되는 고위험군 환자에 처방되는 팍스로비드로 공중보건 위기를 대처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고 고위험군뿐만 아니라 경증 및 중등증에 모두 처방할 수 있고 부작용이 없는 약물에 대한 추가 임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