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국내 신약이 적응증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쓰이기 위한 임상 시험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짐펜트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대상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적응증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짐펜트라는 종양괴사인자 억제제 중 넓게 쓰이는 정맥주사(IV) 형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을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자체 개발해 현재 미국에서 염증성장질환 적응증에 대해서만 처방되고 있습니다.
짐펜트라는 현재 FDA로부터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두 질병과 관련한 적응증을 허가받았습니다. 짐펜트라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에 성공한다면 미국 내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전망입니다. 짐펜트라가 타깃하는 미국 시장은 기존 13조원의 염증성장질환 시장과 40조원에 육박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시장을 합쳐 총 53조원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램시마라는 제품명으로 염증성장질환과 함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2027년에 매출 규모가 1조원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블록버스터 후보군으로 짐펜트라를 꼽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적응증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으로 확대하기 위해 임상 1·3상 시험계획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승인받았습니다.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22년 7월 발매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헬리코박터균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위 점막에서 암모니아와 독소 등을 배출해 위 점막을 점진적으로 손상시켜 위암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산에 강해 위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데,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합니다. 이때 펙수클루를 함께 복용하면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산에 약한 항생제가 헬리코박터균을 박멸하는 데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중국인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약 50%로 추정될 정도로 매우 높은데요. 중국 내 헬리코박터균 검사시장 규모는 1조6438억원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시장성도 매우 높죠. 세계에서 가장 큰 항궤양제 시장인 중국에서 펙수클루가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적응증까지 획득하면, 안정적인 글로벌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에 탄생한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이지만 위궤양 및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정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관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임상 3상에서 자스타프라잔은 8주 투여 후 97.9%의 높은 치료율로 대조군의 94.9% 대비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고, 4주 투여 시 치료율은 95.1%로, 대조군이 보인 87.7% 보다 높은 치료율을 입증했습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측은 "자큐보정의 빠른 상용화와 함께 적응증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