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칠흑같이 어두운 밤. 화마에 휩싸인 기와집에서 비명과 기합이 새어나옵니다. 드높은 명성을 날리던 문파 '호연문'은 이천서 일당의 습격으로 하룻밤새 잿더미가 되고, 이 집의 딸 유설은 이천서에 대한 복수와 가문의 재건을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하반기 엔씨소프트의 게임 다각화 전략을 이끌 수집형 MMORPG '호연'이 28일 한국·일본·대만·홍콩·마카오에서 PC·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호연' 제작을 총괄한 고기환 캡틴이 20일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캐릭터 사연 알아가는 재미
이에 엔씨소프트는 지난 20일 미디어 시연회에서 호연의 특징과 방향성을 공개했는데요. 호연 개발총괄을 맡은 고기환 캡틴은 '인연을 지킨다(호연)'는 제목처럼 등장인물을 수집하고 이들의 사연을 알아가는 재미, 여럿이 함께 강한 적을 공략하는 성취감, 실시간·턴제 전투를 오가는 스위칭 게임의 매력을 호연의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현재 호연에 준비된 캐릭터는 수집형 게임답게 60여종에 달합니다. 게이머는 이들 중 다섯 종을 선택해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데요. 특히 괴물이 주요 능력(스킬)을 쓰기 전에 다섯 캐릭터가 연달아 스킬을 사용하는 '협력기'로 무력화하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인공 유설 일행은 야외에서 벌이는 실시간 전투를 주로 하게 되지만, 특정 임무와 콘텐츠에서는 턴제 전투에 돌입해 수집형 게임 본연의 재미를 준다는 게 엔씨의 설명입니다. 원한다면 실시간 전투와 턴제 전투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스위칭 기능도 있습니다. 여기엔 반복 전투의 지루함을 줄이려는 고민이 담겼습니다.
이 게임은 '가문의 몰락'으로 시작하지만, 원작 '블레이드&소울'의 3년 전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꾸며내 분위기가 밝습니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미소녀·소년과 귀여운 캐릭터가 유설과 모험을 떠나는데, 모든 이야기의 대사는 유명 성우진이 녹음했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게이머 간 대결(PVP)이 중심인 기존 MMORPG와 달리, 서사가 중요한 PVE(게이머 대 환경)가 주요 콘텐츠입니다. 물론 엔씨는 불특정 다수가 함께 대형 보스를 쓰러뜨리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호연'의 전투 장면. (이미지=엔씨소프트)
삼성·유니티와 최적화
그런데 PC와 모바일을 함께 지원하다보니, 순발력이 필요한 순간에 두 플랫폼 간 유불리가 생기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요. 엔씨는 모바일 기기의 최적화와 조작감에 따른 유불리 격차 줄이기에 공들였다고 합니다.
고기환 캡틴은 "최적화 작업은 삼성과 함께 하고 있고,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와도 많이 진행했다"며 "최적화가 안 돼 플레이가 힘든 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캐릭터 수집욕을 일으킬 만한 차별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고 캡틴은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조금 더 캐주얼하게 접근하려 했다"며 "표정이나 달리기 연출 등도 다 다르게 구성하면서 어떻게든 개성있게 보이는 데 집중을 많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각 캐릭터들의 비화 등을 알 수 있는 콘텐츠도 지원해서, 감정을 줄 수 있는 점에 더 신경을 썼다"고 부연했습니다.
엔씨는 호연으로 수집형 RPG 본연의 캐릭터 수집과 조합의 즐거움을 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전투마다 특색 있는 능력을 가진 적들을 등장시켜, 캐릭터를 전략적으로 조합하는 재미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