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치닫는 윤·한 갈등…둘 중 한 명은 '치명타'

윤석열 "의대증원 마무리"…한동훈 "의료개혁 동력은 국민"
'당정 갈등설'엔 둘 다 일축…한·이 회담서 논의 여부 주목

입력 : 2024-08-29 오후 4:38:27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의대 증원 1년 유예'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걷고 있는데요. 이번 기싸움에서 지는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가운데, 두 사람은 모두 '당정 갈등'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한동훈, '의대 증원'으로 5차 충돌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국정 브리핑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과 관련해 "의대증원 계획이 마무리 단계"라며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의대증원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몇 년째 반복된 문제"라며 "(현재 의료공백 등 문제는) 의료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지 이것 때문에 멈출 수는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날 오전 한동훈 대표가 "정부의 의료개혁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다만 그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감도 잘 듣고 반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여전히 온도차를 내고 있습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당국은 아직 (응급실이나 수술실 상황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고, 저는 국민 여론과 민심을 다양하게 들어본 결과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서 의대 증원 1년 유예를 제시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제가 제시한 대안은 정부의 의료개혁이 중요한 과제이고 그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는 그런 선에서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다른 대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고, 대통령실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알려지면서 불거진 이번 '윤·한 갈등'을 여권 권력구도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석들이 많은데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반복되는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공방에서 더 나아가 오는 31일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까지 취소되면서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어 보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에 한동훈이 의료 개혁에 대해서, 의료 대란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국민 편에 서서 강하게 나가야 된다"며 굳이 갈등을 조기에 봉합할 필요가 없음을 조언했습니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주장은 해야 한다. (전면전으로 가는 것이) 구국의 길이다"라며 "시간은 한동훈 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당정 갈등 논란에윤 "수시로 소통" 한 "사치스럽다"
 
다만 세간의 이 같은 관측에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모두 "당정 관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요. 윤 대통령은 "당정 간에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되겠나"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양한 현안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저 역시 의원과 당 관계자와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한 대표 역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절대적으로 우선시돼야 할 가치다. 이 앞에서 당정 갈등이라는 프레임은 낄 자리가 없고 사치스러운 것이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이 안 외에도 정부가 다양한 통로와 다양한 주제, 다양한 상대를 정해두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왔다는 점도 이 자리에서 밝힌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권 투톱의 만찬이 돌연 연기된 가운데,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담은 전격 성사됐습니다. 다음 달 1일 만나는 대표 회담에서 양측이 의료대란 해법을 논의할지 주목됩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무회담 때 의료대란과 관련한 의제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 의견을 전했다"며 "이에 대해 합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쪽도 의제로 다룰 의사가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의대정원 유예안 갈등 문제는 여야 간 국회에서 법이나 예산을 통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의제로 다루지 않을 예정"이라며 "의사협회 간 대화의 결과들을 봐야 되는 상황이라 판단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진양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