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동성제약이 오너 리베이트와 실적 악화로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이사는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데다 회사 실적은 5년간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나 싶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 실적이 악화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양구 대표이사는 올해 초 의료인들에게 회사 전문의약품 처방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는데요. 1심 재판 결과에도 회사 측은 이양구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동성제약 창업주인 고 이선규 명예회장 3남인 이양구 대표이사는 2001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라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도 이양구 대표이사는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의장직까지 맡아 회사 내 입지 변화 없이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성제약은 1심 재판에 불복해 항소심에서 이양구 대표이사의 혐의를 다투고 있어 최종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사내이사 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양구 대표이사의 리베이트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법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양구 대표이사가 리베이트 혐의 관련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한국ESG기준원는 오너 리스크로 기업 가치가 훼손됐다는 사유로 지배구조 부문 등급을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ESG 등급 체계는 최고등급인 S등급부터 A+, A, B+, B, C, D등급까지 총 7개 등급으로 구분됩니다. C등급은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 주요 의약품 부진으로 급격한 실적 악화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순손실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2863% 확대됐습니다. 재무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상반기 부채비율은 229.76%, 순차입금비율은 132%에 달했습니다.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도입니다. 시장에서는 통상 200% 이하를 적정선으로 보고 이를 웃돌면 위험신호로 간주하는데요. 동성제약은 줄곧 부채비율이 200% 이하를 유지했지만,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200%를 넘겼습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억8532만원인데 차입금은 526억1708만원에 달해 차입금의존도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차입금의존도가 높을수록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 기업의 수익성을 저해하고 자본잠식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동성제약의 대표 의약품 정로환의 생산실적 급감도 골치입니다. 지난해 생산실적이 40억3900만원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고작 7억8000만원에 불과한데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