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방산업체들이 올해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가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MSPO는 폴란드에서 1993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동유럽 최대 규모의 국제 방산 전시회입니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폴란드 키엘체에서 지난 3일부터 6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열리는 MSPO에 참가 중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에서 유럽 맞춤형 방산전자 솔루션을 한데 모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로써 폴란드를 포함해 유럽 시장 수출 판로를 확대할 복안입니다.
한화시스템이 이번에 내놓은 SAR(합성개구레이다·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은 레이다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광학 위성으로는 관찰이 쉽지 않은 야간이나 구름이 낀 날씨 속에서도 고해상도 영상 획득이 가능합니다. 이 소형 SAR 위성은 일반 위성과는 다르게 탑재체와 본체 및 태양전지판이 일체화된 형태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에서 폴란드 제2의 도시 '크라쿠프'를 촬영한 모습을 최초 공개했습니다.
한화시스템이 MSPO 2024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소형 SAR 위성(사진 맨 왼쪽)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한화시스템)
해양 방산 계열사 한화오션은 이번 MSPO에서 폴란드 방산 그룹 WB그룹과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양국 간 잠수함 동맹 구축을 위한 초석을 다진 겁니다. 이번 MOU는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ORKA(오르카)' 잠수함 건조 사업 수주를 위한 양사 간 협력 강화가 목적입니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은 "이번 WB그룹과의 협력은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를 계기로 WB그룹이 한화오션 오르카 사업 성공을 위한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폴란드 대표 방산 그룹인 WB그룹의 아담 바르토셰비치(Adam Bartosiewicz) 부회장(오른쪽)과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 정승균 부사장이 MSPO 2024에서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이번 전시에서 지난 2022년 폴란드와 48대 계약 체결(30억 달러규모)을 통해 유럽 수출길을 개척한 다목적 전투기 'FA-50'를 피력했습니다. 또 KAI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KF-21와 수리온(KUH), 소형무장헬기(LAH) 등 차세대 주력 기종까지 내보였습니다.
KAI는 이번 MSPO 참가로 폴란드와 후속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슬로바키아와 불가리아 등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참가국의 핵심 관계자를 만나 신규사업을 발굴할 계획입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유럽에서 FA-50으로 시작된 국산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KF-21 등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중앙)이 MSPO에서 KAI 부스를 방문하여 KAI 윤종호 부사장(왼쪽)으로 부터 FA-50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KAI)
현대로템도 차세대 플랫폼 라인업을 앞세워 당사의 미래 기술력을 알리고 사업 협력 확대 방안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K2 전차 실물을 전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폴란드에 사상 처음 수출돼 지난 상반기까지 총 46대가 안정적으로 납품된 전차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38대, 2025년 96대가 추가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현대로템은 해외에서 처음 공개하는 다목적 무인차량(UGV)인 4세대 'HR-셰르파'(SHERPA) 모형도 이번 전시에 배치했습니다. 4세대 HR-셰르파는 현대로템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무인화, 전동화 분야에서 협업해 개발한 최신형 무인화 차량입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재와 미래 전장에 대비할 다양한 지상장비 플랫폼을 선보여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는 K-방산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폴란드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도 더욱 광범위하고 심도있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로템 MSPO 부스 전경. (사진=현대로템)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