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여행사들이 소비자와 집단분쟁조정을 앞둔 가운데, 한국여행업협회 중심으로 공동 대응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개별 회사가 아닌 한국여행업협회 차원으로 분쟁조정에 대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협회는 최근 법무법인을 선정하고 가입 회원사들을 위한 공동 의견 마련에 나섰습니다. 여행업계는 당초 이번 달 초에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었지만, 준비기간이 촉박해 추석연휴 이후에 자리를 마련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아직 여행업계가 만나는 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추석연휴 이후에 만나 의견을 모으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며 "개별 대응하는 것보다는 같이 대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각 사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의견이 대부분 비슷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협회 쪽에서는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티몬·위메프 경영진의 구속 수사와 피해 구제 방안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검은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여행사들은 공동대응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분쟁조정 접수통보서를 받은 중소여행사들의 경우 대응 방안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여행업계에서는 작은 여행사의 경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합니다. 조정에 강제성이 없고, 작은 여행사의 경우 책임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소송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한 중소여행사 관계자는 "큰 여행사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려고 한다. 우리는 협회에 가입돼 있지 않아 공동대응은 어렵고, 큰 여행사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려 한다"며 "그들의 의견이 우리 여행사의 의견을 어느 정도 대변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법인에 의뢰하는 부담을 안기보다는 한발 떨어져서 관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급결제대행업체(PG)가 참여할지도 불투명한 가운데 분쟁 조정은 쉽지 않은 과정이 될 전망입니다. 소비자와 여행사 모두가 동의하는 조정안이 도출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결국 소송으로 번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소송으로 가더라도 자금 여력이 없는 티몬과 위메프의 회사 사정을 감안하면 결국 누구도 원하는 바를 쉽게 얻기 힘들 것이란 게 여행업계의 중론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