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2017년부터 시작된
삼성물산(028260)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가을축제 블러드시티가 올해 넷플릭스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이색 체험을 선사합니다. 여덟 번째로 열리는 올해 블러드시티8은 '기묘한 이야기',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를 활용해 '좀비'라는 블러드시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몰입감, 직관성, 다양성을 확보했습니다.
11월17일까지 73일간 에버랜드 알파인 지역, 축제콘텐츠존에서 진행되는 블러드시티8 현장을 24일 찾았습니다. 약 1만㎡(3000평) 규모로 조성된 블러드시티는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합니다. 블러드시티8은 크게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 체험존과 '기묘한 이야기' 테마 체험존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넷플릭스 체험존이 신작을 소개하는 팝업 형태로 운영되긴 했으나, 드라마 IP를 활용해 대규모 야외 장소에서 공간 연출, 공연, 이벤트, 식음료, 굿즈 등이 어우러진 복합 체험존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실서 체험하는 '지우학'
넷플릭스 좀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 체험존은 좀비에게 점령 당한 효산고등학교, 폐허가 된 효산시내 건물, 급식실, 상점가 모습을 알파인 지역에 펼쳐냈습니다. 조명, 맵핑, 사운드 등 특수효과가 체험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해가 넘어가고 주변이 어두워지면 좀비 분장을 한 연기자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이용객에게 재미를 선사합니다. 현장을 찾은 이날도 남자 초등학생 무리가 연기자의 뒤를 쫓으며 휴대폰 영상을 찍으려는 모습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블러드시티8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 체험존에 이용객이 몰려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 체험존에선 좀비 분장, 교복 대여, 호러 메이즈, 좀비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 체험이 가능합니다.
효산고 미술실은 다양한 가격대로 좀비 분장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습니다. 유료 콘텐츠임에도 주말 하루 평균 200명 정도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운영 중인 관계자는 "가장 인기 있는 좀비 분장은 생존자, 1학년 5반 1, 2번이다"며 "효산고 미술실은 금·토·일요일만 운영이 됐으나 30일부터 주중에도 운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IP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체험의 몰입감을 높이려면 옷차림도 중요한데요. 효산고 교복 대여점은 주말 기준 20~30팀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도 많은 이용객이 교복을 입고 체험하며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8 '지우학' 좀비 포토타임.(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놀이기구인 호러메이즈도 '지금 우리 학교는' 콘셉트로 새롭게 리뉴얼 됐습니다. 양호실, 도서관, 과학실 등 9개의 미로 공간이 마치 '지금 우리 학교는' 콘텐츠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호러메이즈는 주중 평균 500~600명, 주말 평균 700명이 이용하고 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 비결은 생생한 공포감입니다. 좀비 연기자의 열연이 곳곳에서 더해지며 극강의 공포를 선사하는데요. 호러메이즈 현장 연기자는 "어린 남자친구들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연기자에게 욕을 하는 경우도 있고 어린 여자친구의 경우 무서워서 주저앉기도 한다"며 "중도 포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럼 다시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러드시티 특설무대에서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효산고 학생 탈출기를 다룬 원작 스토리를 라이브 쇼로 재현한 '지금 우리 학교는 LIVE' 공연이 매일 저녁 펼쳐집니다. 남라, 청산, 온조 등 드라마 캐릭터가 등장하고 드라마 속 명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해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높였습니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지금 우리 학교는' LIVE 공연.(사진=에버랜드)
가족 단위 이용객 몰린 '기묘한 이야기'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SF스릴러 호러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테마 체험존은 스타코트 몰, 지하 비밀기지, 뒤집힌 세계 등 다양한 공간을 레트로풍으로 꾸몄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메인 빌런인 마인드 플레이어 조형물이 7미터 높이로 조성됐습니다.
무료로 운영하는 '기묘한 이야기' 테마 체험존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공포 요소를 줄이고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가족 단위 이용객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A와 B코스로 나뉜 체험을 통해 굿즈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해당 체험존은 평일 1000~1200명, 주말 1800~2000명이 이용 중입니다.
이곳 체험존 관계자는 "최근 수학 여행 기간이다보니 학교에서 놀러 오는 경우가 많고 주말에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이용하고 있다"며 "현재(24일 오후 6시)까지 1400명이 이용했다"고 말하면서 카운터 기계 수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블러드시티8 '기묘한 이야기' 테마 체험존.(사진=뉴스토마토)
기존 스토리와 IP 결합은 숙제
그간 블러드시티는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 및 세계관을 바탕으로 매년 새로운 스토리가 담긴 테마존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빌런 다크X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좀비가 등장하는 테마존을 꾸려온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블러드시티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사라지고 넷플릭스 IP가 체험의 중심에 놓였습니다.
대중에게 익숙한 넷플릭스 IP와 협업함으로써 몰입도, 직관성을 높였다는 장점이 있지만 에버랜드 고유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운 반응도 있습니다.
박주현 파크기획 그룹장은 "과도기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이 고민을 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어떤 콘텐츠라도 쉽게 전달되지 않는데 저희 스토리를 고객에게 강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직관적으로 고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IP를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로 봐주면 좋겠다. 인사이트를 얻어 어떤 것이 옳은지, 우리만의 스토리를 IP에 어떻게 녹일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고 밝혔습니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8 시그니처 게이트 (사진=에버랜드)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