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에 선 한국유니온제약

자금난 위기, 경영권 매각으로 정상화 노려

입력 : 2024-10-02 오후 1:15:1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실적 부진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유니온제약이 경영권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192억원에 달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부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한국유니온제약은 신주인수권부 사채 원금 182억2855만원과 이자 9억3748만원을 포함한 총 192억원을 채무 이행자금 부족으로 상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앞서 한국유니온제약은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자금 납입일은 당초 9월11일에서 11월18일로 연기했습니다. 경영실적 부진과 자금조달 어려움이 맞물려 자금납입 일정이 지연되면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요.
 
게다가 기업 신용도 위태로운 실정입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익 창출 능력이 취약하고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국유니온제약의 신용등급 전망을 B등급 안정적에서 B등급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한국유니온제약 제3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변경하고, 와치리스트 하향 검토에 등록했습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매출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2020년 적자 전환 이후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금조달을 위해 끌어들인 차입금으로 이자 비용도 늘어 재무 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는데요. 이자 비용은 2022년 28억4337만원에서 지난해 41억1221만원으로 44.6% 급증했습니다. 최근 최대 주주 변경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유니온제약은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37억4432만원으로 전년 동기 14억6402만원보다 손실 폭이 더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22억470만원에서 68억2584만원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2020년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계속 순손실을 내고 있고, 2022년 12억7142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잠깐 흑자전환 했지만 지난해 다시 52억3298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유니온제약도 위험수위에 도달했습니다. 특단의 조치로 경영권을 매각해 최대 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지만 경영정상화까지 도달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요.
 
경영권 매각은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이 최대 주주로 등극하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이 다수의 기관투자가(LP)를 확보하고 기존 최대 주주인 백병하 회장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죠. 하지만 매출채권 가치를 두고 이견이 있는 만큼 자금 납입까지 순조롭게 매각이 이뤄질지는 장담하기는 이릅니다. 앞서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영권은 NBH캐피탈에 매각될 예정이었지만 자금 납입 불발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현재 최대 주주로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이 등극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인데요.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은 올 초 한국유니온제약 공동 대표이사에 선임된 양태현 대표가 최대주주인 조합입니다. 매각 절차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한국유니온제약은 오는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한국유니온제약 공장 전경(사진=한국유니온제약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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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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