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지배구조 점검)②2금융권 '내부통제 사각지대' 우려

보험업계, 내부통제 강화 선제적 대응
규모 작은 저축은행·여전사도 잡음 지속

입력 : 2024-10-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융지주·시중은행 달리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한 책무구조도 적용이 유예되면서 내부통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나옵니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과 시범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2금융권의 경우 임직원에 위험 관리 의무 부여 등 자체적인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지배구조법 적용 2~3년 유예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3일부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 증권사와 보험사의 제출 기한은 법 시행 1년 뒤인 내년 7월까지, 나머지 금융회사는 업권과 자산 규모 등에 따라 2~3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집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책무구조도 도입, 내부통제 관리의무 부여 등 금융권의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책무구조도 작성·제출방법, 금융업권별 책무구조도 제출시기, 대표이사 등의 내부통제등 총괄 관리의무의 구체적인 내용 등 법률에서 위임한 세부사항을 규정했습니다. 금융회사 대표 및 임원은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이후부터 본인의 책무 관련 내부통제 및 위험 관리 의무를 부여받습니다.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위반할 경우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대표이사 등 임원에게 직무 관련 관리 책임을 배분하고, 사고 발생 시 해당 직무를 맡은 임원에게 책임을 책무를 배분한 내부통제 규율 체계입니다. 그동안 불명확하던 내부통제 책무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금융당국은 책무를 부여받은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다각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법이 시행되면 금융회사 대표이사는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를 작성해야 합니다. 금융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을 만들기 위한 조치입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금융회사가 책무구조도에 기반한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적극 도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범운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금융당국 차원에서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출 시기가 임박한 은행 등 1금융권은 시범 운영을 시행하는 곳도 있지만, 2금융권은 시행 시기가 늦어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나옵니다.
 
보험산업의 경우는 금융업법·신용정보법 위반 등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보험업계의 금융사고는 연평균 14만5000건이 발생했으며 그 규모는 88억5000만원 수준입니다.
 
금액으로만 보면 1금융권만큼 규모가 크진 않아도 보험 계약과 관련한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 성과주의식 불건전 경쟁이 만연한 상황에서 보험사 내부통제 기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당국은 금융사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보험사의 내부통제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방안을 내놨습니다. 보험사 금융사고 예방 지침을 제정하고 제정하고 보험 사기 예방 내부통제 규율을 명시화하는 방법입니다. 보험사들은 내년 7월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이 다가오면서 책무구조도 제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7월3일부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28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금융사고 예방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감사·준법감시인 간담회가 열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장정 노력·불신 해소 관건
 
저축은행들도 내부통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타 금융권에서도 빈번한 횡령·배임은 물론 신용정보 수집·처리 원칙 준수를 소홀이하거나 타인 명의를 이용한 신용공여 금지 위반 등입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선제적인 내부통제를 위해 준법감시를 위해 본사에서 현장으로 담당자를 배치하거나 비대면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 강화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에서도 지속적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만 내부통제 관련 개선안은 부재합니다. 지난해 기준 여전사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 사고는 4건, 금액은 92억원 수준으로 타 금융사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재 근거 마련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저축은행·카드사·상호금융 등 중소금융의 건전성 강화와 내부통제 개선에 초점을 두고 검사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시중은행의 잇단 횡령·배임 사태 등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한 자금 여력이 충분한 1금융권에서도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2금융권에서도 내부통제가 잘 작동되려면 금융사의 규모와 서비스 종류에 따른 가이드라인 마련은 물론 업계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권별로 사업 구조가 모두 다르고, 또 1금융보다 2금융의 구조가 더 복잡한 경우가 많다"며 "규모별로 책무구조도 제출 시기가 다르지만 앞서 제출한 금융업권의 사례가 또 하나의 가이드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내부통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저축은행도 기술 강화 도입 등으로 금융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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