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에쓰오일, '샤힌' 한창인데…수익성 하락에 재무부담 '가중'

국제유가도 배럴당 10달러 하락해 악영향
중국의 석유 자급률 확대에 공급 과잉 빚어져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87.9% 감소 전망

입력 : 2024-10-14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5: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쓰오일(S-Oil(010950))의 올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하락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재고평가손실이 큰 폭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이 울산광역시에 대규모 석유화학복합시설을 9조원가량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영업익 또한 줄어들며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쓰오일)
 
3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영업이익도 급감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국제유가는 전분기 대비 배럴당 약 10달러 하락했다. 이는 에쓰오일에 재고평가손실을 안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재고평가손실은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 미리 높은 가격에 매입한 원유의 평가 가치가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손실로 회사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중국이 자국 내 석유 자급률을 높이면서 글로벌 석유 시장에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한 것이 에쓰오일의 수익성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석유 생산능력(CAPA)을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에 석유 수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유가 하락을 초래한 것이다.
 
3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전분기 대비 배럴당 3달러 하락한 것도 치명적이다. 복합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석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하락할 경우 에쓰오일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준다. 에쓰오일은 이 같은 복합정제마진 하락과 재고평가손실이 맞물리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757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이익 8589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무려 79.5%나 감소한 수치다. 급격한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은 역시나 재고평가손실이다. 에쓰오일은 유가가 높은 시점에서 구매한 원유를 유가 하락 상황에서 평가해야 하는 '역래깅' 현상으로 인해 재고 손실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분기 정제마진이 좋지 않았고 유가도 하향 추세에 있어 정유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의 자급력 확대 등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수요 위축 영향도 매우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로 차입규모 큰 상태…비용 절감 '집중' 
 
에쓰오일은 2026년 상반기까지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복합시설을 울산광역시에 구축하는 샤힌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총 투자비는 약 9.3조원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샤힌 프로젝트에 1.6조원을 집행했고, 올해는 2.7조원을, 내년에는 3.6조원 수준의 투자비를 지출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샤힌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 에쓰오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3185억원이지만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9조6913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이 3조5496억원에 이르는 상태다. 즉,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보다 급하게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 상태라는 뜻이다. 
 
이러한 가운데 에쓰오일은 3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유가 변동성과 공급 과잉, 정제마진 하락 등 여러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투자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마저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향후 투자 회수 및 수익성 개선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 절실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비용 절감 및 비정유 부문의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정유 외 사업으로 석유화학 및 윤활유 부문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울산의 RUC(잔사유 고도화) 및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수익 다변화를 꾀했다. 이는 석유 제품 수익성 하락 시에도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은 또 비용 절감을 위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생산 공정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실현하려 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에쓰오일 측에 3분기 실적 전망 및 대응 방안 등을 질의하려고 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에쓰오일의 2026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라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오는 2026년 샤힌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에쓰오일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2000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소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71만톤으로 전년 대비 32만톤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성공한 에쓰오일의 탄소배출량은 샤힌프로젝트와 함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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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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