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지닌 구글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미국 법무부(DOJ)가 구글의 독점적 우위에 대해 손을 보겠다며 칼을 꺼내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구글이 운영 중인 여러 사업영역이 분사로 이행되는 등 균열이 현실화될지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합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DOJ는 최근 구글의 검색 독점 해소 방안을 담은 32쪽 분량의 서류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법무부는 서류에서 “행태적 및 구조적 시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이 자사 웹브라우저인 크롬,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플레이스토어,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동원해 검색 시장에서 우위에 서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법무부는 기업 분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구조적 시정조치에는 기업 분할이 포함됩니다.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에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 이후 복수의 외신은 구글의 해체가 실제로 이뤄질지 불확실하다는 내용의 사설 등을 내보냈습니다.
FT는 사설에서 구글 해체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규모를 겨냥하는 대신 진입장벽을 높게 유지하고 지배력을 강화하는 능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의 경우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해체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검색 도구에 AI 기능을 적용해 검색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입지 확대가 미 법무부의 명분을 희석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 7월 AI 기반의 자체 검색 엔진 ‘서치GPT’의 프로토타입(시험) 버전을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데, 구글에 대항하는 새로운 검색엔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MS도 AI 기반 검색 엔진 ‘빙(Bing)’을 자사 웹 브라우저 ‘엣지’와 ‘윈도 10’ 등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과거 MS 사례를 미뤄볼 때 쉽지는 않아 보인다”면서 “특히 최근 검색 엔진 시장도 AI를 접목하는 추세로 가고 있어 구글이 앞으로도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갈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 2004년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사용자에게 자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웹 브라우저를 강제로 사용하게 했다는 혐의로 강제 매각을 검토했으나, MS가 항소심에서 관련 기술을 다른 기업에 공유하고 끼워팔기 관행을 시정하기로 합의하며 기업 분할 위기를 면한 바 있습니다.
구글 검색창 (이미지=뉴욕AP/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