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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4일 18: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여 주주가치는 5만원대로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낸 삼성전자는 임원들의 해외 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이코노미석으로 변경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습니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8조원대로 회복됐지만, 이미 벌어진 반도체 격차는 쉽사리 좁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모리는
SK하이닉스(000660)에, 파운드리는 TSMC에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990년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아이폰 초기 모델에 낸드플래시와 D램 등을 공급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필요성이 높아지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2019년 HBM 연구팀을 해체했던 삼성전자는 결국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품질(퀄)테스트 통과가 연기되고 있는데요. 결국 지난해 SK하이닉스 HBM 시장 점유율은 50%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40%로 밀려났습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대만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하며 삼성전자는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TSMC는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퀄컴 등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AI 반도체 생산에서는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공장 건설 계획도 2026년으로 연기됐습니다.
삼성전자는 'AI 턴키' 전략을 통해 반도체 위기 극복에 나섰습니다.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징을 한 번에 제공하겠다는 거죠. 다만, 오히려 고객사와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에는 국내외 반도체 노조 파업 문제까지 겹쳤는데요. 삼성전자가 과거 반도체 왕좌를 되찾으려면 보다 확실한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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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