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국내 출시가 무산된 세계 최초의 마시는 항암제 리포락셀의 중국 시장 진출 소식에 대화제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화제약 파트너사 RMX바이오파마의 모회사인 하이허바이오파마는 위암 환자 550명을 대상으로 리포락셀(DHP107)의 임상3상을 마치고 지난 2022년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에 시판허가를 신청한 이후 2년 만에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대화제약은 올해 안에 중국 시장에 리포락셀을 납품할 계획인데요.
리포락셀은 전 세계 시장 규모 5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주사제 탁솔(Taxol)을 경구투여로 개선한 신제형 항암제입니다. 리포락셀은 세계 최초의 경구용 파클리탁셀 제제로 흡수 증진제와 전처치가 필요 없는 단독 제형으로 개발됐죠.
리포락셀은 탁솔의 주성분인 파클리탁셀이 난용성이기 때문에 생체 흡수율이 낮아 주사제로만 투여할 수 있고 부형제에 의한 독성이 심해 치료 과정이 고통스럽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경구제인데요. 주사제에서 필요한 스테로이드 전처치가 없어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 치료제 개발도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대화제약은 리포락셀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국내, 중국, 동유럽 등에서 유방암 적응증 확보를 목표로 다국가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임상을 완료하고 내년에 추가 적응증 허가 접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성공적 인허가 및 상업화 경험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기타 아시아 및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와 유럽 및 미국까지 단계별 해외 공급계약 및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해 완제품 수출 및 기술 수출에 따른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포락셀은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하자 발 빠르게 해외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인데요. 리포락셀은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행성 및 전이성 또는 국소 재발성 위암 적응증에 대해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지만, 정부가 제시했던 약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보험급여에 실패해 국내 출시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국내 출시가 어려워지자 대화제약은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대회제약은 리포락셀을 2017년 9월 중국, 대만, 홍콩, 태국 시장을 대상으로 총 계약금액 283억원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2월에는 위암 2차 치료제 사용에 대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인증(ODD)도 받았습니다.
지난 4월 김은석 대표이사 사장이 대화제약 단독 대표로 취임하며 오너 2세 경영체제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이후 리포락셀 중국 진출은 첫 번째 호재입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의 리포락셀 시판 허가 소식이 알려지자 주당 1만원 미만이었던 대화제약의 주가는 급격히 상승해 지난달 26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주가가 2만2300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21일 현재 대화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2.90% 하락한 1만942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으로 매출액의 9.07%에 해당하는 66억6827만원 투자한 대화제약 미래 성장을 위한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고부가 가치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리포락셀의 성공적인 해외 임상시험과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을 활용한 전문의약품용 패치형 제품 개발, 천연물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화빌딩 전경(사진=대화제약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