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 수놓은 LED숲…드론 1000대가 펼친 공연

서울시, 뚝섬한강공원서 '드론라이트쇼' 진행
시민들 "퀄리티 좋았다…다시 보러오고 싶어"

입력 : 2024-10-27 오후 1:13:2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드론라이트쇼 퀄리티(질)가 생각보다 좋았어요. 다시 보러 오고 싶네요."
 
주말인 26일 저녁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드론라이트쇼가 열렸습니다. 하늘에 모인 드론 1000대가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공연입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개최해 올해 2회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5월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된 행사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지난 9월28일부터 11월2일까지 주 1회씩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26일 행사는 4회차 공연입니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서울시 '드론라이트쇼'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울시)
 
이날 오후 4시46분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로 가는 지하철 7호선 자양역 1번 출구엔 드론라이트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었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한 유치원생은 지하철역 입구에 붙은 공연 포스토를 보고 "어 여기 있다. 드론"이라고 외쳤습니다. 수변무대에서 오래 드론라이트쇼를 보기 위해 돗자리를 들고 온 20대 남녀도 보였습니다. 
 
오후 5시가 되자 수변무대 관객석은 이미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밴드 공연 등으로 구성된 사전 문화행사는 2시간, 본 행사인 드론라이트쇼는 3시간이나 남겨놓은 시점이었지만 가족과 연인, 친구 등 짝을 맞춰온 시민들은 벌써부터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진행된 서울시 '드론라이트쇼'를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인파가 계속 몰려들자 결국 장내 아나운서는 오후 6시50분에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 아니면 관객석에 들어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관객석 뒤에 있는 스탠딩석에서는 드론라이트쇼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본 행사인 드론라이트쇼는 오후 8시에 시작됐습니다. 100대의 드론은 다양한 불빛을 내며 여러 모양들을 만들어 갔습니다. 드론은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면서 나비와 버섯, 팅커벨 등 숲 정령들, 사슴 등을 하늘에 수놓았습니다. 고양이 얼굴굴은 관객석을 훑어보기도 했습니다. 고개를 들고 하늘로 시선을 고정한 관람객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들고 상공을 찍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상공에서 진행된 서울시 '드론라이트쇼' 모습. (사진=서울시)
 
드론라이트쇼는 15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엔 드론들이 서울시 브랜드인 'SEOUL MY SOUL(서울 내 영혼)'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수변무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드론라이트쇼가 기대를 충족한 공연이었다고 했습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미국인 로렌씨는 "드론이 만든 모형이 마치 사람들을 움켜쥐려고 하는 같아 무섭기도 했지만 흥미롭게 즐겼다"며 "다음 공연 때도 보러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위에서 진행된 서울시 '드론라이트쇼'에서 서울시 브랜드 'SEOUL MY SOUL'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서울시)
 
대학생인 나모씨는 "친구 따라서 왔는데 생각보다 드론쇼의 퀄리티가 높아서 놀랐다"며 "팅커벨과 마지막 'SEOUL MY SOUL'이 가장 인상 깊고 멋있었던 것 같다. 다시 보러 올 의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미취학 아들을 데리고 온 40대 황모씨 역시 "지인들에게 드론라이쇼가 있다는 걸 들고 왔는데, 아들도 되게 좋아했다"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앞으로는 보러 못 올 것 같아 아쉽다"고 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상공에서 펼쳐진 서울시 '드론라이트쇼'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이날 관람객을 잠정적으로 1만5000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해서 관람객 숫자를 집계할 예정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를 준비한 과정이나 현장 운영이 많이 어려웠는데 시민들이 많이 도와줘서 행사가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며 "즐겁게 봐주고 안전하게 관람해 주신 분들께 굉장히 감사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달 2일에 열리는 마지막 공연은 서울올림픽 유치가 주제"라며 "1988년에 서울올림픽을 개최했을 때 감동을 다시 한번 재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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