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미 증시만 급등…쏠림 심화 우려

미 증시 3대 지수 최고치…한·중·유럽 일제히 하락

입력 : 2024-11-07 오후 3:52:35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확정으로 미국 증시가 크게 올랐습니다.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마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몰리며 쏠림 현상도 심화할 전망입니다.
 
미 증시만 '불기둥'
 
7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급등하며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우지수는 3.57%, S&P500지수는 2.53%, 나스닥지수는 2.95% 올랐습니다. 특히,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의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5.91%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유럽, 중국 등 미국 이외 주요 지역들은 대부분 약세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보편 관세 부과와 대중국 관세 60% 부과 공포가 되살아난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미국에 상장된 한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EWY가 2.86% 하락해 미국 증시가 환호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습니다. 
 
유럽의 EuroStoxx50는 미국 대선 결과를 반영하며 1.4% 하락 마감했습니다. 중국은 미국 대선 결과 속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선 확정에 따른 중국 주식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 확산되는 모습인데요. 대중 견제 강화가 예상되지만, 이에 대응한 부양책 강화 기대감 등이 뒤섞인 영향입니다.
 
한국 증시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함께 미국 투자를 국내 기업이 늘려온 만큼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계심 확대된 모습입니다. 전일 오전 해리스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던 국내 증시는 트럼프 후보가 우세한 개표 상황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며 약세 전환해 코스피는 0.52% 하락한 2563.51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7일엔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강보합권에서 마감했으나 코스닥지수는 -1.32%로 전일보다 낙폭이 커졌습니다. 
 
지역간의 희비는 업종에서도 갈렸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대표주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4.07% 상승한 145.61달러에 마감해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주가 상승을 이끄는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들은 아마존과 알파벳이 각각 3.80%, 4.07% 올랐습니다. 한국 증시에선 친환경 정책의 퇴보를 우려해 2차전지가 힘을 잃었지만, 정작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14.75%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반도체를 뺏고 있다고 공격한 대만의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의 ADR 종목 TSM도 하락(-1.3%) 신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미국 대선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63.51)보다 6.28포인트(0.24%) 하락한 2557.23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43.31)보다 0.16포인트(0.02%) 상승한 743.47에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미국 쏠림 선반영된 부분도 있어"
 
트럼프의 귀환으로 당분간 미국 쏠림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시장이 이미 선반영한 성격도 있어 추가적인 급등락은 심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올해 연말까지 그리고 정책 가시성이 높아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매크로·통화정책 환경, 실적 흐름에 근거한 기존 추세대로 움직일 것"이라며 "단기 급등락을 투자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2.0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내년 하반기 물가 상승압력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에 불리한 정책들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도 현재 주가는 과도한 우려를 선반영했다는 분석입니다.
 
국내 증시에선 수혜업종과 우려업종의 희비가 뚜렷할 전망입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로 한국 증시 지형은 빠르게 뒤바뀔 것"이라며 "트럼프 규제 정책이 미치지 않는 분야는 느리지만 성장할 수 있는 반면 규제 대상으로 지목된 산업은 중장기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미국 이슈와 관계없이 국내 정책에만 연동되는 산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밸류업이 대표적"이라고 짚었습니다.
 
한편 FOMC 결과도 곧 발표를 앞두고 있어 금리 정책 변화로 인한 시장의 영향도 예상됩니다. 7일(현지시각) FOMC는 이틀째 정례회의를 갖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시간으로 8일 전해질 예정입니다. FOM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50~4.75%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시장금리를 자극할 정책들을 내세운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도 달라질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이에 전 세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선 결과에 따른 금리·환율 수준은 아직 예측 가능 범위 내에서 등락 중이라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고,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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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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