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서울에서 열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미사이언스 제공)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2027년까지 현행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5년 안에 그룹의 이익을 1조원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7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임종훈 대표는 경영권 사수 의지를 피력하며 중장기 성장전략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한미그룹 경영권을 두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주축으로 한 3자 연합과 임종훈 대표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형제간 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3자 연합이 주도권을 잡은 한미약품을 제외한 한미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형제 진영에 지지를 선언하자 이에 탄력받은 임종훈 대표 측이 오는 28일 지주사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여론과 표심잡기에 돌입한 모양새입니다.
임종훈 대표는 이날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경영권을 사수해 지주사 이사회를 중심으로 2027년까지 현행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종훈 대표의 임기는 2027년 3월에 만료됩니다. 또한 다음 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이사진 재편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대규모 인적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3자 연합 측 인사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안을 표결할 예정입니다.
임종훈 대표는 "임기가 만료되면 그동안의 경영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사 전 임직원과 이사회, 주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주사 임시 주총에서 정관변경은 불가능하고 설령 이사진이 동수로 재편돼도 임종훈 대표 체제는 2027년까지 지속된다고 장담했는데요. 여기에 다음 달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41.1%의 지분을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이사진 재편을 통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한다는 복안도 내놨습니다. 임종훈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 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3명의 이사와 2026년 3월 송영숙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임종훈 대표 측을 지지하는 이사진 진입이 가능해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이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며 경영권 사수에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이번 지주사 임시 주총에서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현재 두 재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8.09%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임종훈 대표는 "지주사와 계열사의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재단이 설립 취지와 목적에 어긋나는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임종훈 대표는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고 그룹의 미래를 위해 제3자 개입이 중단돼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한미약품을 직접 거론하며 제3자가 개입해 공공연히 사익을 위한 경영이 이뤄져 기업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임종훈 대표는 "2026년 지주사를 비롯해 계열사 이사회를 장악해 사업 안정화를 도모하고 2028년까지 그룹이익을 1조원대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새로운 전략 방향의 키워드로 비유기적 성장과 다각화를 제시했습니다.
한편 3자 연합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중장기 경영전략에 대해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3자 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작성된 보고서와 한미사이언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번 전략 발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전략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해당 부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