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샤넬재킷 의혹’이 일단락됐습니다. 문제의 옷은 김 여사가 프랑스 순방 때 샤넬로부터 빌려 입은 ‘한글 재킷’입니다. 여당에선 김 여사가 옷을 반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다. 그런데 검찰이 ‘반납’으로 확인한 겁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반납 시기’ 등에 대해선 수사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김 여사뿐만이 아닙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수사도 집요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검찰의 이런 ‘먼지털이식 수사’는 이중잣대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전임 대통령 부인과 제1 야당 대표 배우자에 대한 수사는 집요하게 파고들지만,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게이트 등 윤석열정부의 치부는 눈을 감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겁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검찰, 김정숙·김혜경엔 '가혹'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조아라 부장검사)는 7일 프랑스 샤넬 본사에서 제출받은 샤넬 한글 재킷이 김정숙 여사가 2018년 프랑스 방문 당시 입은 옷과 동일한 제품으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김 여사가 재킷을 착용할 당시 영상 등을 샤넬의 재킷과 다각도로 비교·검증한 결과입니다.
그동안 여당은 김 여사가 재킷을 샤넬 본사에 반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검찰 조사 결과 ‘거짓’으로 확인된 겁니다.
하지만 수사는 여전히 이어질 전망입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샤넬 재킷을 반환한 시점 등에 대한 조사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재킷을 기증한 시점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입니다.
김 여사가 입었던 샤넬 재킷은 2021년 9월 프랑스문화원과 국립한글박물관이 협력해 개최한 특별전 전시 이후 한글박물관에 기증됐습니다. 이후 다음해 3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열린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에서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전시 의상과 김 여사 착용 재킷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고, 곧장 '미반납'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김 여사가 해당 재킷은 반납했고, 대여하는 옷을 기증할 수 없으니 샤넬이 새로운 옷을 만들어 한글박물관에 기증했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재킷을 착용한지 3년가량이 지난 2021년 말, 샤넬이 별도로 재킷을 제작해 기증한 경위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검찰의 집중적인 수사는 김 여사뿐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대표 부인 김혜경씨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김씨는 오는 14일 수원지법에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는 김씨는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2021년 8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민주당 인사 3명과 수행원 3명 등 식사비용을 결제했습니다. 검찰은 김씨가 밥값 10만40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면서 기소했고,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법인카드로 식사비용을 결제한 건 ‘법카 유용’이라는 겁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명태균 씨가 11월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명태균엔 '느슨'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맞는데, 검찰의 집요한 수사가 현재 권력을 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에 대해선 형평성 측면에서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받은 의혹에 대해 검찰의 ‘혐의없음’으로 결정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고발된 것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창원지검에서 담당한 명씨 수사도 진척이 더디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검찰은 명씨 관련 수사를 1년 가까이 묵혔다가 <뉴스토마토> 보도로 이슈화되자 뒤늦게 검사를 11명으로 늘리는 등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등과 연관돼 있지만 8일에야 명씨를 소환하는 등 늑장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