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투톱에 '대중 강경파'…브레이크 없는 트럼프

집권 2기 '충성파' 전면 배치…신고립주의 강화 전망

입력 : 2024-11-12 오후 5:08:29
미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펜실베이니아주 리티프에서 연설을 마친 모습이 방탄 유리에 비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 행정부 윤곽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외교·안보 라인 '투톱'에 대중국 강경파를 발탁하면서인데요. 집권 2기 정책 주요 방향성을 대중국 견제로 설정한 겁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은 '충성파'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선 대승을 기반으로 더 강력해진 '스트롱맨'(철권통치자)이라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 2기는 '견제의 축' 없이 예측 불가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안보보좌관 '마이크 왈츠'…국무장관 '마코 루비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안보보좌관에 육군 특수전 부대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낙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무장관에는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을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집권 2기 정책 방향성의 큰 틀이기도 한 외교·안보 라인 '투톱'이 정해진 건데요.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의 공통점은 강력한 반중 인사라는 점입니다. 
 
왈츠 의원으로 낙점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는 모든 고위 국가 안보 기관 운영을 조정하며, 대통령에 사안을 보고하고 정책을 시행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트럼프 집권 2기의 핵심 안보 요직인 셈입니다. 
 
퇴역 군인 출신인 왈츠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반대하는 인물입니다. 특히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속한 유럽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짚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왈츠 의원은 대중국 강경파인데요. 그는 하원에서 대중국 태스크포스(TF)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1년 한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과 냉전 중"이라고 했으며,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국무장관에 유력한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외교통'이자 '힘에 의한 정책'을 강조하는 대표적 강경파 인사입니다. 특히 그는 중국을 포함해 이란·쿠바 등에도 강경한 기조를 가지고 있으며, 비개입주의 성향의 외교노선을 펼치는 트럼프 당선인과 유사한 성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추구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궤를 같이하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양보하더라도 전쟁을 끝내는 것이 궁극적 이득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이기도 한 루비오 의원은 대중국 압박과 견제 조치를 주도해 왔습니다. 그는 2020년 중국을 겨냥해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고, 화웨이에 대한 모든 판매 차단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안보 투톱에 대중국 강경 인사를 임명한다면 대중국 견제가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낸 축전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중·미가 '협력하면 모두에 이롭고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압박한 바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안보 라인에 정치인을 중용한 점도 주목되는데요. 집권 1기 때 '외부 전문가'를 기용했던 것과 달리 집권 2기에는 이른바 '충성파'들로 행정부 요직을 채웠습니다. '스트롱맨'의 귀환으로 평가받는 트럼프 집권 2기는 더 강력해진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신고립주의를 강화할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마이크 왈츠(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을 차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트럼프 '조기 회동' 어려울 듯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서는 트럼프 집권 2기와의 긴밀한 소통이 중요한데요.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대중국 견제와 함께 북·미 직거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방향성이 한반도에 불러 올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오는 14~21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한·미, 한·미·일 및 한·중 정상회의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다자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12분을 통화하며 이른 시일 내 회동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까지 외국 정상들을 잘 만나려 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시기상 순방이 너무 가깝게 다가온 점 등을 고려하면 회동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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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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