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6: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국적항공사들이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합병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고, 두 회사 산하의 LCC(저비용 항공사)도 하나의 회사로 합쳐질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국내 항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내려놓은 노선과 사업은 LCC로 승계되며 LCC의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 <IB토마토>는 항공산업이 합종연횡에 나서는 이유를 살펴보고, 향후 항공업계 합병 가능성과 분리 매각 이슈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항공(003490)을 필두로 국적 항공사의 외형 키우기가 항공업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 수요가 다변화되었고, 항공운송 방식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적 항공사들은 달라진 항공산업의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더 많은 항공기와 노선이 필요해졌고, 인수합병이나 장거리 노선 개척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산업의 흐름이 변한 만큼 국적 항공사들의 확장 전략도 앞으로 지속되며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인천국제공항)
변화하는 항공산업 흐름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항공산업의 최대 화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가 꼽힌다. 2024년 11월 현재 대한항공은 유럽 집행위원회(EC)의 합병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EC가 두 회사의 합병을 최종적으로 승인한다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월20일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1조5000억원) 대금 납입을 마무리하고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에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153대(24년 7월 운항 항공기 기준)에서 232대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업계 1위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음에도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한 이유는 세계 항공산업의 흐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항공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요도 다변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수는 581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95만명) 29.3% 증가했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 나홀로 여행, 워케이션(휴가지에서 원격근무), 개인의 기호가 반영된 여행 등 다양한 여행 형태가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 다변화는 운송 방식도 바꾸고 있다. 전 세계 거점 도시 사이를 대량 운송하는 방식인 허브앤스포크(Herb & Spoke)가 대세였다면, 코로나19 발발 이후 방역 등을 이유로 이동이 제한되자 목적지와 목적지를 잇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방식이 주목받았다. 포인트투포인트 방식은 목적지를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에 코로나19 방역이 종료된 지금도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는 과거 대도시 중심의 운항에서 벗어나 소도시, 미취항지 등에 잇따라 취항하며 수요 다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LCC업계는 일본 등 소도시에 단독으로 취항해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지난 9월 포트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정기편을 처음 취항하며 신규 수요 발굴에 나섰다.
전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항공사 간 합병은 더 많은 직항 노선을 제공할 수 있어 항공사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이에 국내외 대형 항공사들이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는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ITA를 합병하기 위한 막바지 절차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심화에 국적항공사 확대 정책 지속
확장 정책은 LCC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티웨이항공(091810)은 대한항공이 이관한 유럽 지역 노선을 확보해 국적 LCC 중 최초로 유럽 지역 운항에 나섰다. 또한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4700억원에 인수해 항공기 수를 5대에서 16대로 늘렸다. 두 회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확대 정책의 수혜를 받았다고 평가된다.
LCC업계가 근거리 운항에서 장거리 운항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향후 항공산업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국적 항공사들의 항공기 수 확대, 노선 개척 등 확대 전략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 등 상위권 국적 LCC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쟁 심화로 인해 항공기 좌석 공급수가 늘어나면서 좌석 당 수익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노선 등은 이미 수요가 포화 상태로 평가된다. 이에 국적 항공사들이 수익성을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더 많은 여객을 확보하거나 수요가 적은 지역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할 필요성도 커졌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현재 신형 항공기를 최대 50대까지 구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이 도입하는 항공기는 운항거리가 향상된 기종으로 취항할 수 있는 지역의 범위도 넓어진다. 아울러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향후 인수합병에도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등판은 항공업계의 경쟁 심화가 배경이라 분석하고 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