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역사 대신증권, 10호 종투사 도약

혁신 DNA로 재도약 기대

입력 : 2024-11-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대신증권이 창립 62년 만에 또 한 번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국내 열 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이번 도전은 단순한 자격 확보를 넘어, 금융시장 내에서 대신증권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976년 대신증권 첫 본사인 명동 舊 국립극장. (사진=대신증권)
 
디지털 혁신 선도한 대신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신증권은 금융당국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신청을 했습니다. 신청이 승인되면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10호 종투사가 됩니다.
 
1962년 창립된 대신증권은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며 한국 금융시장의 근간을 다지는 데 기여했습니다. 1975년 중보증권을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 증권시장은 개인 투자자가 주도했으며, 대신증권은 개인에게 접근하기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목받았습니다.
 
대신증권은 IT 기술을 활용해 증권업계에 디지털 혁신을 선도했습니다. 1976년 전산터미널을 도입하고, 1979년엔 객장에 전광시세판도 설치했습니다. 모두 증권업계 최초의 전산화 시도였습니다. 이듬해인 1980년에는 전국 영업점을 온라인화했습니다. 1997년에는 국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시작인 '사이보스'를 선보였습니다. 누적 온라인 거래액 10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하는 등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1979년 업계 최초 온라인 전광 시세판 가동. (사진=대신증권)
 
IMF에도 꿋꿋이 살아남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도 꿋꿋하게 견뎌냈습니다. 당시 5대 증권사였던 대신, 대우, 동서, 쌍용, LG 중 현재까지 회사가 그대로 있고 경영권이 바뀌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합니다. 대신증권은 일찍이 단기 차입금을 모두 상환해 무차입 경영을 했기 때문에 IMF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습니다. 대신증권은 우려를 불식하고 IMF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대신증권은 금융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추진했습니다. 2011년, 중앙부산저축은행, 부산2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 등 3개 저축은행을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로 인해 대신증권은 단순 증권중개업에서 벗어나 자산관리와 금융상품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2014년에는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습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 비즈니스와 부동산 투자로 사업 범위를 넓혔습니다. 특히 2019년, 대신자산신탁 설립을 통해 리츠(REITs)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부동산신탁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증권업과 부동산 금융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울러 대신증권은 뉴욕, 싱가포르, 일본 도쿄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1985년 여의도로 이전한 대신증권 본사 사옥. (사진=대신증권)
 
종투사 도약으로 새 역사
 
최근 대신증권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공을 들이며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의 ESG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6년 연속 현금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의 이번 종투사 도전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읽힙니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기업금융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2013년 도입된 제도입니다.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넘기면 금융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는데요.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기자본 2300억원을 확보해 종투사 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한 바 있습니다. 다만 앞서 추진하던 본사 사옥 매각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중단하고 이 건물을 기초로 한 리츠 상장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종투사는 미래에셋·NH투자·삼성·한국투자·키움·메리츠·KB·신한투자·하나증권 등 9곳입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신용공여 이외에 기업 신용공여, 헤지펀드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져 기업금융(IB) 사업과 대체투자 역량이 강화됩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게 힘든 자본시장 환경 속에서 종투사 지정으로 수익성 개선과 사업다각화에 나서겠다는 게 대신증권의 목표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지난 10년 간 사업다각화를 통해 성장해왔다"며 "앞으로 증권 본업에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대신증권 본사 사옥. (사진=대신증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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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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