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 인사 화두는 'AI·조직 슬림화·신사업 발굴'

삼성, 이르면 27일 사장단 인사 단행
SK '리밸런싱' 따른 조직 슬림화
현대차, 글로벌 대응…LG, 신사업 발굴 방점

입력 : 2024-11-26 오후 3:58:2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의 연말 인사는 인공지능(AI) 고도화, 조직 슬림화, 신사업 발굴 등에 맞춰질 전망입니다. 주요 기업들은 첨단 분야 기술통을 전진 배치하며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대외 변수에 따라 전반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신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토대로 한 연말 인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7일 연말 인사를 단행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인사 폭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4대 그룹.(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전날 DS 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임원들에게 퇴임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11월 말에 인사를 시행했습니다. 재계에선 이번에도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해 인사 시기를 일주일 가량 앞당긴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오는 27일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경우, 이후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원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적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인적 쇄신을 이룰지 주목됩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의 항소심 최후진술을 토대로 '신상필벌'과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전날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 저희가 맞이하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삼성과 제게 보내 주신 애정 어린 비판과 격려를 접하면서 회사 경영에 대한 새로운 각오도 마음속 깊이 다졌다"고 했습니다.
 
재계에선 실적 부진에 휩싸인 DS 부문 일부 사업부장의 교체 가능성과 더불어 AI 반도체 경쟁력에 집중하는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 8단과 12단 모두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AI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인사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과 전영현 DS 부문장의 투톱 체제는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사진=연합뉴스)
 
SK그룹은 12월 초 임원 인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미 리밸런싱(조직 개편)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만큼, 연말 인사에서 사장단에 큰 변화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임원 수를 20% 가량 감축할 가능성이 큰 데, 지난해 말 219개였던 계열사를 연말까지 10% 이상 줄이는 등의 고강도 조직 개편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꾸준히 AI 생태계 강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랠리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과  HBM 엔지니어들의 승진 폭이 관심을 모읍니다.
 
앞서 인사를 한 현대차는 글로벌 대응에 방점을 찍은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큰 틀에서 호세 뮤뇨스 사장은 미국·유럽 등을, 성 김 사장은 대외협력 강화 등에 주력할 전망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차의 이번 인사는 경제 안보 위기 대응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신사업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역량과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배치해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권봉석 LG 대표이사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등 부회장의 쌍두마차 체제를 유지하되, 기술진 임원은 역대 최대로 발탁하면서 미래 비전 실현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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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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