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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중국계 육가공 업체
윙입푸드(900340)가 무려 21차례의 정정 끝에 유상증자 조건을 확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발행회사, 발행시장, 인수자와 주식판매 시장의 국적이 모두 다르다. 국내에선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지만 국내에만 머물러 있던 자금조달시장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윙입푸드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조건을 확정했다. 발행 신주 가격은 5602원으로 모집 총액은 총 114억8410만원으로 확정됐다. 발행 주식 총수는 205만주로 제3자배정 대상자는 도이치방크 트러스트 컴퍼니 아메리카스(Deutsche Bank Trust Company Americas)다.
윙입푸드는 1886년 설립된 중국계 육가공 전문업체다. 지난 2018년 중국기업으로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고 현재 중국 내 육포 시장 점유율 2위다. 2023년 기준 윙입푸드 매출액은 1749억원, 영업이익은 243억원이다.
(사진=윙입푸드)
일반적으로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하고 거래도 주로 국내서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중국계 기업 윙입푸드가 보통주를 발행해 제3자배정 대상자로 지정된 도이치방크가 주식을 인수하고 해당 주식을 기반으로 도이치방크가 미국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을 발행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발행기업, 발행시장, 매수자, 주식 유통자 모두 국적이 다르다.
특이한 구조만큼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당초 지난 6월 중 발행 조건을 확정 지을 예정이었지만 지난 6일까지 정정만 21차례 거쳤다.
윙입푸드가 이런 복잡한 자금조달을 진행한 것은 중국기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선 중국원양자원 사태와 루이싱커피 분식회계 사태 등 중국기업의 회계부정 스캔들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에 윙입푸드는 한국 시장 상장을 선택했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조달을 진행한 것이다.
윙입푸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약 48%를 회사 주력 생산품의 설비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어 연구개발과 제품홍보 등에 각각 20% 내외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인건비를 포함한 회사운영 자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결과적으로 도이치방크가 발행하는 ADR의 판매를 통해 완료된다. 전체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행 조건만 확정됐을 뿐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유상증자가 성공한다면 국내 자금조달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 전망이다.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이 국내만이 아닌 해외서도 가능해져 새로운 자금조달 루트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