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당 대표 및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적 비상계엄령이 실패로 끝나자, 범야권이 '탄핵 열차'를 본격적으로 띄웠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시민당)은 4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대회에는 5000명(민주당 추산)이 운집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참는데 한계 있다…즉각 물러나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을 향해 "물러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어제 밤을 새우면서 마치 이상한 나라로 가버린 앨리스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계엄령이 선포됐을 당시 심정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총칼을 든 군인이 사법·행정 권한 통째로 행사하는 그런 원시적 나라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참는 데 한계가 있다. 윤 대통령은 정상적,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에 결국 무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저들도 (다시 계엄령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한번 실패를 해 부족한 점을 채워 다시 (쿠데타)를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참담하고 또 참담하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와 내용, 모두 헌법 위반, 법률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고 규탄했습니다.
이어 "내란의 우두머리 윤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국민 모두의 불행이다. 한시라도 빨리 직무에서 손을 떼는 게 국민과 나라가 사는 일이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어젯밤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탄핵 소추 요건을 완성시켰다. 헌법 87조 내란, 군형법 7조 군사 반란의 죄를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계엄법 위반 등 위헌 위법 행위 통해 친위 쿠데타 시도를 했다. 탄핵 소추로 윤 대통령의 직무를 즉각 정지시켜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발표한 계엄령은 아무런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공유한 자 모두가 내란죄를 범한 범법자다"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필요없이 윤석열정부를 빨리 끝장내야 한다.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해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절차적 정당성조차 충족하지 못한 위법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을 내렸고, 공수부대 투입으로 자유 민주 기본 질서를 지켜야 할 선법 책무를 져 버렸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쿠데타 시도를 조기 차단하기 위해 내란 혐의자 (윤 대통령의) 국군 통수권을 즉각 박탈해야 한다"고 타박했습니다.
아울러 "국회는 국민 뜻을 받들어 최대한 빠르게 탄핵 소추안을 의결해야 한다. 국민의힘에 엄중 경고 한다. 여야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헌정 질서를 위한 쿠데타 입장은 달라선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윤 대통령 내란 수괴 탄핵에 동의하는 세력만이 애국자"라며 여당에 윤 대통령 탄핵 동의를 촉구했습니다.
계엄 이름 빌린 '쿠데타'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일당은 비정상적 만행을 저질렀다. 민주주의를 겁박하고 국민 기본권을 말살하려고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계엄의 이름을 빌린 군부 쿠데타 민족 반역이고, 명백한 내란행위다. 이제 끝장 내야 한다. 윤 대통령과 그 일당을 반드시 처벌하자"고 외쳤습니다. 그는 "국민의 힘으로 (윤 대통령) 탄핵과 더불어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개혁신당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에는 동조했습니다. 당 차원에서는 별도로 대통령실에 항의 방문도 했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퇴진 요구를 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인 정당성을 잃었다. 당장 퇴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미치광이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는데요. 그는 "개혁신당은 탄핵이라는 사태가 반복되는 일을 막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오늘의 사태를 봤을 때 탄핵이 아니라 더 강력한 처벌을 해도 모자란 짓을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범야권은 이날 비상시국대회 이후 야 6당이 공동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습니다. 범야권의 총 의석수는 192석으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 8표가 나와야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18명이 이미 찬성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국회법 제130조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안에 의결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5일에는 국회 본회의 보고가 이뤄지고 오는 6일에 본회의 의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