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가 정면 충돌했습니다. 양측은 신임 원내대표 경선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 설전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도화선은 윤석열 탄핵으로 돌아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내란 자백' 발언이었는데요. 친윤계 의원들은 한 대표에게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로 물러나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원조 친윤인 권성동(5선·강원 강릉) 의원이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극심한 계파 갈등을 예고했습니다.
이날 의원총회 직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한 대표 입에서 '자백'이라는 말이 나오자,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를 향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뭘 자백했단 말이냐 그냥 내려와라"고 소리쳤고, 한 대표가 "반말하지 말라"고 받아치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이 자리에 있던 친윤계 의원들은 한 대표에게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권성동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습니다. 권 신임 원내대표는 재석 의원 106표 중 72표를 얻었습니다. 함께 출마한 함께 출마한 김태호(4선·경남·양산시을) 의원 34표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탄핵 대응책 마련과 당내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당선 직후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대표가 탄핵을 찬성했다는 말에 "당론은 탄핵 부결"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탄핵 표결 자율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권 원내대표는 "의원 각자 의사를 존중해야 하지만 단일대오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한 대표 입장과는 정반대 의견을 드러낸 셈인데요. 친한계와 친윤계의 충돌이 불가피한 대목입니다. 다만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을 막아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당론으로 탄핵 반대를 유지해도 자율 참여가 보장된다면 당내 이탈표를 막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중인 한동훈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