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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8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지민희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기업법무와 국제거래 전문 변호사로 그동안 1000건 이상의 국문·영문 계약서를 작성했다. 공정거래부터 인수합병(M&A), 특허, 노동 등 기업 전반에 걸쳐 다수의 자문을 수행하며 탄탄한 전문성을 쌓아왔다.
특히 그는 사내 프로젝트를 통해 스타트업을 직접 설립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된 법률 자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지 변호사와 함께 기업 분할, 스타트업, 이사회 등과 관련된 자문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진=법무법인 대륜)
다음은 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법무법인 대륜에서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기업법무팀에서 기업 자문, 계약 검토, M&A, 국제거래 등 기업 전반에 대한 법률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사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최적의 법률적 해결책을 제안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국제거래나 M&A 자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국제거래나 M&A 자문의 공통점이자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당사자 간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계약이 그렇지만, 특히 국제거래나 M&A는 다양한 문화적, 법적, 상업적 배경을 가진 당사자들이 얽혀있다. 협상 과정이 간단하지가 않다. 각 당사자의 주요 이익과 우려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 차이를 잘 반영해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 생각한다. 변호사는 단순한 법적 문제 해결을 넘어 당사자 간 상호 이익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계약의 구조와 조건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조항을 체계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사업적 성과와 법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을 해야 한다. 계약 이행 과정에서의 오해나 갈등을 줄이고, 양측의 협력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법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요 자문 사례 가운데 특별히 소개할 만한 건이 있다면?
△디머저(De-Merger) 관련 전반적인 자문이 있었다. 한 기업이 핵심 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신설 회사를 설립하고자 했다. 그런데 모기업이 이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법적 리스크를 줄이고, 지분 구조의 설계에 대한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 기존 회사의 주요 임직원들과 신설 회사의 대표로 내정된 인사 간의 경영권과 권한 배분 문제에서 내부 갈등과 의견 대립도 첨예했다. 이 과정에서 디머저 후 두 회사의 지속 가능성과 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고려해야 했다. 특히 지분 구조, 의결권 배분, 상호 거래 조건 설정 등 다양한 법적·상업적 쟁점을 균형 있게 조율하는 협상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거래 구조를 모색하는 데에 주안을 뒀다. 사업 부문 분리에 따른 자산 이전, 인력 이동, 상표권 및 지적 재산권 관리 등 주요 쟁점을 법적 안정성과 사업적 유연성을 모두 고려해 계약 구조와 운영 방안을 설계했다. 모기업과 신설 회사 간 상호 협력과 독립 경영이 가능한 법적·상업적 토대를 마련했고, 장기적 사업 성장과 함께 회사의 지속 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자문은 단순한 계약 검토를 넘어 이해 관계자 사이의 복잡한 갈등을 해소한 것이었다. 기업 재구조화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법률적 창의성과 협상 역량을 발휘해야 했던 점에서 가장 인상 깊은 사례였다.
-스타트업 설립 경험도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기존 기업이 내부 임직원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형태의 신사업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한 건이었다. 해당 기업은 내부 혁신과 신사업 개발의 촉진을 위해 임직원이 제안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독립 법인 육성을 시작해 투자와 운영 지원을 병행했다. 여기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모기업의 이익과 신규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투자 구조 측면에서는 지분 비율과 경영권 분배를 통해 스타트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모기업의 투자 수익과 전략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설계했다.
지적 재산권(IP) 관리도 핵심 이슈였다. 핵심 기술과 상표권이 모기업에 귀속되는 경우와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기술을 보유하는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고, 라이선스 계약과 공동 개발 조항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기술 유출 방지와 상업적 활용의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기업과 스타트업 상생 모델의 실현을 통해 실무적인 통찰력을 기를 수 있었다. 현재도 기업 법무 자문에서 해당 경험을 적극 활용해 스타트업과 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에서 최적의 법률적 해결책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법무법인 대륜)
-스타트업 투자 지원 법률 자문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스타트업 투자 지원 법률 자문은 투자 계약서 작성과 검토, 지분 구조 설계, 법적 리스크 점검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우선주 조건, 지분 희석 방지 조항, 상환우선권, 청산 우선권 등 투자자 보호 조항과 경영권 방어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적재산권 보호를 통해 핵심 기술과 아이디어의 소유권, 사용권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다만 스타트업이 투자자에게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거나 지나치게 구속적인 계약 구조를 갖추는 것은 차후 투자 유치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분 희석 방지 조항이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정되거나, 상환우선권과 경영권 조건이 스타트업의 경영 자율성을 제한할 경우 추가 투자자 유치나 기업공개(IPO) 등 확장 전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 보호와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 간의 균형을 고려한 협상이 진행돼야만 한다. 계약 초기 단계부터 주요 조건을 명확히 설정하고, 유연한 계약 조항과 갈등 해결 메커니즘을 마련해 지속 가능한 투자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성공적인 법률 자문의 핵심이다.
-기업 이사회 관련 자문은 어떤 특징이 있나?
△가장 큰 특징은 이사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설정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중대한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므로 이사 개인의 충실 의무와 선관주의 의무를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특히 이사회 의사결정의 정당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결정 절차의 투명성과 의사록 작성의 적법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사회의 결의가 법적으로 유효하며, 추후 법적 분쟁에서 번복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요 자문 업무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 이사회의 핵심 의제가 되고 있다. 기업에 있어서 이사회 운영 규정,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 수립, ESG 공시 의무 관리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규제 준수와 보고 의무를 지원하는 법률 자문도 필수적이다.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가상자산은 금융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게임 등 IT 시장, RWA(Real World Assets) 등 현실 자산 시장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역동적이고 성장 가능성 높은 분야다. 게다가 국경을 초월한 거래와 규제 이슈가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글로벌 법률이나 규제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과 크로스보더 거래 분야의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자 한다. 가상자산 금융 규제, 디지털 자산 관리, 국제 거래법, 블록체인 기반 계약 구조 설계 등 법률적·기술적 전문성을 높여 기업과 투자자에게 맞춤형 법률 솔루션을 제공하는 크로스보더 법률 전문가가 되고 싶다. 디지털 경제 시대의 법적 리스크 관리와 규제 대응 전략 수립에서 혁신과 법적 안정성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신뢰받는 법률 파트너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역량을 개발할 계획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