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경제금융상황점검TF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정부가 원활한 외환 수급을 위해 은행들이 해외에서 외화를 빌려올 수 있는 한도를 확대해 주기로 했습니다. 또 그동안 대외건전성 관리를 위해 엄격히 제한한 외환유입을 국제금융·외환시장 환경 변화를 감안해 정책기조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20일 오전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컨퍼런스콜을 개최해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을 논의·확정했습니다.
재정·통화·금융당국은 "외화 유입 대비 유출 우위가 지속되는 수급불균형 구조가 형성됐다"며 "이제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불을 상회하고 10년 전 흑자 전환한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달러에 이르는 등 견고한 대외안전판이 구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WGBI 편입 등으로 자본시장 발전 여건이 성숙됨에 따라 원활한 외환수급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균형 있는 관리정책이 필요하다"며 "엄격한 규제가 금융기관의 외화 운용 효율성을 일부 제약하고 최근 사태로 외와조달 여건이 악화된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국은 "외환수급 균형을 위해 실물경제 및 외화자금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외환 유입 관련 규제들을 완화할 것"이라며 "다만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개선 방안으로는 △건전성 규제 완화 △외화 대출규제 완화 △외화조달 여건 개선 △이종통화 결제 여건 구축 △외환당국-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확대 등입니다.
사진은 지난 17일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이다. 정부는 그동안 대외건전성 관리를 위해 엄격히 제한한 외환유입을 국제금융·외환시장 환경 변화를 감안해 정책기조를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먼저 건전성 규제 완화로는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상향(국내은행 50→75%, 외은지점 250→375%)하고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정합성 제고 및 강화된 규제를 유예합니다. 올해 중 기획재정부 장관 명의 통첩을 통해 선물환포지션을 기존대비 +50% 상향한 국내은행 75%, 외은지점 375%로 높입니다.
또 올해 안에 금감원 자체 운영기준(실무 매뉴얼)을 변경해 강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적용되는 감독상 조치 유예를 연장(2024년말→2025년 6월)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대출 제한을 완화합니다. 내년 1월 한국은행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 개정을 통해 대·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제외) 시설자금 용도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외화조달 여건도 개선합니다. 국내기관의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LuxSE) 상장편의 개선 등 외화조달이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는데요. 올해 안에 금감원장 결정공문 발송과 LuxSE 내부 기준에 반영해 국내기관의 LuxSE 채권 상장 시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하고 국내기관(한국거래소 상장기업)에 상장절차 간소화 혜택을 제공합니다.
기 구축된 결제 체계를 통해 달러환전 없이 상대국 통화결제도 확대합니다. 내년 중 한-인니간 현지통화 직거래 체제(LCT, Local Currency Transaction Framework, 무역대금 등을 달러환전 없이 양국 통화로 결제) 가이드라인 수정 및 외국환거래규정 개정/한-말레이시아간 LCT 추진 협의로 한→인니 지급시 무증빙 한도 상향, LCT 수행은행(ACCD)의 계좌 일말잔액 한도 상향 등을 통해 LCT 활용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끝으로 외환당국(기재부·한은)-국민연금 외환스왑 한도 확대 및 만기 연장을 하는데요. 현재 50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왑을 2024년 만기로 운영 중이나 금년 중 외환스왑 증액·연장 계약을 통해 한도 확대(500→650억달러) 및 만기 연장(2024년→2025년 말)을 하기로 했습니다.
기재부는 "각 과제에 해단 필요 조치사항을 일정에 맞춰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금번 방안의 시행효과, 국가신인도 및 외환시장 여건 등을 면밀히 보며 단계적 제도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