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출범을 앞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2기의 관세 공약과 중국의 가성비 자동차 공세에 맞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생존 대응책 마련이 분주합니다. 단순한 협력관계를 넘어 협업과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흐름, 수요 부진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수입품에 대한 10~20% 관세 부과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현대차와 GM이 맺은 전략적 제휴가 조명받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GM이 체결한 업무협약(MOU) 내용 중 공동 개발·생산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로서는 트럼프 재집권시 내야 할 관세를 GM의 미국 생산 시설을 활용해 절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업무협약이 '신의 한 수'라 불린 이유입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다'"라며 "이번 협력은 전방위적 포괄적 협력관계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가 GM과 손을 잡은 9월, BMW와 토요타도 수소 전기차 공동개발에 나섰습니다. 앞선 6월에는 폭스바겐이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7조원을 투자했습니다.
우치다 마코토일본 닛산자동차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지난 8월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략적 제휴 너머 경쟁사끼리의 이합집산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대표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이 기업 합병에 나섰습니다. 세계 완성차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을 비롯한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 움직임의 배경에는 '차이나 쇼크'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과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중국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후발 주자인 중국 완성차 브랜드들의 거센 추격과 중국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생존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3분기 혼다와 닛산의 신차 판매량은 뒷걸음질 쳤지만, 중국 전기차 생산 브랜드 BYD는 1년 전보다 38% 늘며 6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급성장하기 위해선 합병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다만, 합병에 따라 생겨날 리스크 대비도 철저히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