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CES)②삼성 옆에 TCL…한·중 테크 전쟁

하이센스·창홍도 한국 기업 코 앞에
중국 로봇청소기 '빅3'도 모두 출격

입력 : 2025-01-05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올해에도 CES2025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를 필두로 한 국내 기업들과 중국 기업 간의 기술 각축장이 될 전망입니다. 줄곧 한국 기업들의 '모방자' 역할을 해왔던 중국 기업들이 날로 향상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는 탓입니다. 
 
5일 CES2025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시관 배치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중국 가전기업 TCL은 마주보고 대규모 부스를 차렸습니다. 이들의 위치한 전시관은 CES의 메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인데요. 가장 눈에 띄고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에 한국과 중국의 대표 기업들이 나란히 자리를 잡은 겁니다. 
 
TCL이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설치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년째입니다. 센트럴홀의 주출입문 바로 앞에 있어 명당자리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바로 옆에서 참관객을 맞이하겠다는 전략인데, 제품에 대한 TCL의 자신감이 읽힙니다. 
 
CES2025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전시부스 배치도. (사진=CES홈페이지 캡처)
 
한국 기업 코 앞에서 정면 승부에 나선 중국 기업은 이 뿐 아닙니다. TCL 부스 뒤편에 위치한 SK하이닉스·SK텔레콤 통합 부스 옆으로는 하이신이 자리하고 있고, LG전자 부스 뒤로는 창홍이 부스를 설치했습니다.  
 
수 년전만 해도 국내 기업들과는 멀찍이 떨어진 전시관에 중국 업체들끼리 모여 있는 형태로 부스가 구성됐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움직임입니다. 전시 제품 역시 과거에는 국내 기업들을 모방한 유사품들이 많았던 것과 달리, 자체 기술력을 뽐내는 제품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CSOT를 통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TCL은 주력 상품인 TV 이외에 차량용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제품들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신은 자체 개발한 AI 칩셋이 탑재된 울트라LED(ULED) TV 신제품을 공개할 전망입니다. 
 
이들은 쇼케이스 성격을 띄고 있는 미디어 컨퍼런스도 한국 기업들과 1~2시간 간격으로 진행해 경쟁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밖에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로보락을 비롯해 드리미, 나르왈 등 중국 3대 로봇청소기 업체들도 모두 이번 CES에 출격합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2024'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LG전자)
 
관련 업계에서는 "가전을 비롯한 전자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합니다. 실제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년 전보다 13%포인트 감소한 30%로 내려앉은 반면, 하이센스는 14%에서 24%로, TCL은 11%에서 17%로 확대됐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CES가 한국과 중국 기업 일색으로 구성되면서 '미래 기술 전시회'라는 색깔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전시회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면서 최소 자원만을 투입하겠다는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기업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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