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은 종투사 획득…다음 타자는 교보?

종투사 진입 위한 조직개편…"2029년보다 조기달성 기대"
수익모델 부재·건전성 악화·위탁매매 실적 하락 전망
내부 직원들 "종투사 전환 부정적 …사실상 어렵다 판단"

입력 : 2025-01-06 오후 3:33:04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합류하면서 교보증권(030610)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교보증권 측은 2029년 안에 종투사가 되겠다며 자신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교보증권이 향후 자기자본을 확충할 만큼 이익을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입니다. 대주주인 교보생명마저 자금 여력이 없어, 종투사 진입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해 말 한 조직개편과 임직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해 연계영업을 강화하고, 부동산관련 본부를 통합하는 한편 채권자본시장(DCM) 및 벤처캐피탈(VC) 업무 시너지 강화, 자산운용·상품세일즈 경쟁력 강화 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회사 측은 "종투사 진입을 위한 변화와 혁신으로,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조직의 지속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9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9729억원(2024년 9월 기준)으로 비 종투사 증권사 중에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큽니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사업을 확장하려면 종투사 진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교보증권은 2020년 7월과 2023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종투사 신청 요건(자기자본 3조원)에 도달하려면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간 한 해 평균 2500억원씩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다양한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늘려 자기자본을 키울 수 있지만 추가적인 자본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자본확충 방법으로 자본성증권 발행이나 부동산 매각 등의 방안이 거론됩니다. 
 
교보증권이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것은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교보증권의 지분 84.72%를 보유한 교보생명이 수년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 내 과도한 보험 의존도를 상쇄하기 위해 교보증권의 종투사 변신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을 필두로 한 지주사가 출현할 경우 교보생명 외에 그룹을 대표할 수 있는 다른 계열사가 필요해, 증권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룹 내 입지는 물론 대형 증권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교보증권의 종투사 전환은 불가피합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연결) 1556억원, 당기순이익 1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5%, 121,67% 증가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타 중소형 증권사들보다 좋은 실적이지만 향후 이같은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9월 말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은 14.4%, 고정이하자산비율은 8.2%로 높아졌습니다. 2023년 말 이후 고정이하 충당금 커버리지가 100% 미만을 하회하는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된 상탭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같은 근거를 들어 "위축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환경과 추가 충당금 적립 발생 가능성은 증권업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라며 "우발부채 현실화와 자산 건전성 추가 저하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수료율 경쟁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위탁매매 실적도 저하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내부 일각에서도 지난해 조직개편 등으로는 수익 증대를 통한 이익유보금 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VC 사업영역 확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투자영역이 정해져 있는 등 모험자본 운용과 거리가 멀고, 자산관리 역시 주기적으로 사건이 터지는 상황에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대형사 틈바구니 속에서 자산관리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종투사 전환은 비관적으로 본다"면서 "교보증권은 전통적으로 FICC(채권·외화·파생상품)와 PF 등에 강점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수익모델이 부재해 이전만큼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교보생명이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교보증권에 대한 지원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라이선스 취득과 관련해 "2029년 목표했던 것보다 조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 가속화와 내부통제 충실화’를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교보그룹의 양손잡이 경영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보증권 사옥. (사진=교보증권)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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