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KT(030200)(회장 이석채)가 또 청와대 등 정치권 인사 영입을 거듭해 논란이 되고 있다.
KT는 1일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콘텐츠전략 담당(전무)에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전무는 IPTV를 총괄하는 미디어전략본부장으로 올 예정이었지만 안팎으로 반대에 부딪치자 새로운 직제를 신설해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의 영입에 대해 이석채 회장도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김 전무의 영입을 적극 찬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직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 회장도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KT에는 김 전무 말고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가 낙마한 경험이 있는 석호익 부회장이 이 회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진 이태규 KT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전무)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1급)을 지내다가, 2008년 5월 KT에 전무급 전문위원으로 영입됐었다.
이 위원이 자리를 여의도연구소로 옮기면 지난 8월까지 정무1비서관실에서 근무한 한오섭 전 행정관이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전 행정관은 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근무한 바 있다.
김규성 KT엠하우스 사장도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 일했다. 지난달 3일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인 인터넷진흥원장으로 취임한 서종렬 미디어본부장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몸담다 KT에 영입됐다.
이같은 낙하산 인사에 대해 KT의 또 다른 관계자는 "KT에서 내부 승진으로 전무까지 올라가려면 입사부터 30년 가까이 걸린다"며 "회장의 의중에 따라 낙하산 인사가 계속 이뤄진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영희 기업고객부문 전무는 지난 1980년 입사해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다. 김은혜 신임 전무의 경우 기자 경력까지 모두 합쳐도 17년이 넘지 않는다. KT에서 공채 입사자가 17년을 꼬박 근무하면 차장 직급이 주어진다.
한편, 서갑원 의원과 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문방위 국회의원은 이날 "우리나라 대표 민영통신기업 KT가 이명박정권의 전리품인 양 낙하산 인사 집합소로 전락했다"며 KT의 김은혜 전무 영입을 정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