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내란수괴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아스팔트 보수'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인 23일에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결했습니다. 이날도 윤씨는 헌재 변론에 출석합니다. 윤씨의 헌재 출석은 지난 21일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아스팔트 보수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모였습니다. 10여명의 아스팔트 보수가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이라고 적힌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랑이 분장을 한 채 '비상계엄, 헌법수호'라고 적힌 대형 깃발을 흔드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헌재에 근접한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는 '멸공의 횃불'과 '배신자들' 같은 노래를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은 40대 여성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의 아스팔트 보수들에게 "1인 시위라 하더라도 여럿이 같은 목적으로 모이면 미신고 집회다. 헌재 100m 이내에서는 집회가 불가하다. 경찰의 안내에 따라 20m 이상 간격을 벌려달라. 그렇지 않는다면 해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경고 방송을 했습니다.
윤씨가 헌재에 출석하는 시간은 오후 2시. 대략 1시간 전부터 경찰은 안국역 인근 통행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5m 높이의 경찰 차벽도 세워졌습니다.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아스팔트 보수들의 집회가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3일 오후 경찰이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 벽을 세우는 등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집회에는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오후 12시40분쯤 3호선 상행선을 달려 안국역으로 진입하던 지하철 칸에는 '선관위 서버 열어!'라는 패널을 든 50대 여성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안국역에서 경찰은 "집회 참가자는 (출구) 4번, 5번을 이용해 달라"고 외쳤습니다. 헌재로 통하는 출구 2번은 막혀있었습니다.
이번 집회에는 인파가 500m 이상 뻗어있었으나 2030세대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인원이 노년층이었습니다. 2030세대가 상대적으로 많이 가담한 지난 서울서부지법 폭동의 여파로 풀이됩니다.
'아스팔트 보수'가 2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근처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집회 사회자는 "헌재가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강변했습니다.
자신을 목사라고 밝힌 집회 참가자는 "2030이 더욱 깨어나야 한다며, 언론이 하는 말은 거짓말이니 속지 말고 진리에 눈을 뜨라"고 했습니다.
70대 여성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국가"라며 "공산당과 이재명이 싫다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대통령을 석방하라", "부정선거 수사하라" 등 구호를 외쳤습니다. '헌법대로 탄핵무효', '명분상실 탄핵무효'라고 적힌 패널도 들었습니다.
23일 오후 아스팔트 보수가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근처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단순히 자신들의 주장만 외치는 게 아니라 언론과 충돌하거나, 반대 진영에 적대감을 내비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한 방송국 취재진이 나타나자 다수의 아스팔트 보수가 나타나 "제대로 보도하라"며 항의했습니다.
보수단체 '나라살리기고교연합'도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노년층이었습니다. 이들은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촛불 꺼져' 라는 패널을 들면서 '이재명 사형'이라고 적힌 옷을 입은 60대 여성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 노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어린 연령대가 집회에 참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친구 여러명과 함께 집회를 찾은 김도근(17세)군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부정선거와 대통령 구속에 대해 학교 교장선생님과 목사님이 알려주셨다. 올바른 역사관과 정치관을 가지기 위해 참가하게 됐다"며 "친구들과 학교에서 부정선거와 불법 탄핵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