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우리금융 회장 부당대출 380억 더 나왔다

금감원,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설명회
친인척 부당대출 62%,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

입력 : 2025-02-04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316140) 및 우리은행 정기검사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을 추가로 적발했습니다.
 
금감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주요 검사 결과(잠정)'을 발표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NH농협금융지주(NH농협은행) 등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했었는데요.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금융사고와 건전성·리스크관리 경시, 취약한 금융소비자 보호 등 핵심 문제점을 위주로 적발한 내용을 중간 발표한 것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주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공고하고 상명하복의 순응적 조직문화가 만연해 내부통제 등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사회는 인수·합병(M&A)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등 본연의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이 제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원은 이들 금융사의 현장 검사를 통해 전임 회장 우리금융의 친인척 관련 대출 730억원을 포함해 총 3875억원(482건) 규모의 부당대출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에서는 기존에 확인된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의심대출 350억원 이외에 다수 임직원이 관여된 부당대출 380억원을 추가 적발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총 730억원 중 451억원(61.8%)이 지난 2023년 3월 임종룡 회장 등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됐습니다. 전체 부당대출(730억원) 중 338억원(46.3%)이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금감원은 "기존에 적발된 350억원 중 대부분(84.6%)이 부실화된 점을 미루어 볼 때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되고 정상으로 분류된 328억원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금감원은 주요 은행들이 고위 임직원들이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사후관리를 소홀히 해 부당대출 3145억원을 취급하고, 일부 대출에 대해 금품수수 사례 다수 적발했습니다. 파생상품 딜러(프런트)는 H지수 급락으로 파생장부상 손실이 확대되자 내부 손실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평가데이터 입력값(변동성값)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방법으로 1000억원 규모의 손실 누적액을 숨긴 혐의도 적발했습니다.
 
인수·합병(M&A)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내규를 어긴 사례들도 적발됐습니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주 회장이 자회사 M&A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했고, 주식매매계약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했습니다.
 
이에 따라 리스크관리위원회 심의 내용이 이사회 안건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 추진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고, 이 경우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이사회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지주의 자회사 편입 관련 인허가권을 가진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되었는데도, 이러한 중요사항이 공식 이사회 석상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자회사 지원을 결정하면서 이사회 보고 등 의사결정 절차를 소홀히 한 혐의도 적발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해외 자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결정시 송금일 당일 아침에 이사회에 자금 송금 필요성만 우선 보고해 자금지원을 사실상 선결정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사후적'으로 개최해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를 상향하고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해외로 송금했는데요.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자금 송금 관련 리스크에 대해 리스크관리위 차원의 검토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결과 드러난 은행지주 경영·관리상 취약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감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현과 건전성·리스크관리 강화, 조직문화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번 검사결과 확인된 명백한 법규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 제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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