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파워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쉽게 넘어지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졌을 때 힘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우리는 흔히 힘(power)와 근력(strength)을 혼용합니다. 그러나 운동학적으로 힘과 근력은 다릅니다. 힘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발휘되는 운동력입니다. 예를 들면 넘어질 뻔하다가 빠르게 균형을 회복하는 것,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것,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같은 데는 힘이 작용합니다. 힘에는 빠르게 수축하는 속근(fast-twitch fibers)이 작용합니다.
근력은 특정한 힘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는 능력입니다. 물건을 천천히 들어 올리거나 오래 매달리기,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기, 반복적으로 물건 나르기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흔히 운동과 노동은 다르다고 하는 데 육체노동에는 주로 지근(slow-twitch fibers)을 사용하는 근력이 작용합니다.
55세 이후부터 근력은 매년 1-3% 감소합니다. 그러나 파워는 그보다 두 배 가까운 속도로 감소합니다. 근력과 마찬가지로 파워도 사용하지 않으면 줄어듭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파워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쉽게 넘어지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졌을 때 힘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힘을 잃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테스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앉았다 일어나기(sit-to-stand) 테스트입니다. 이 테스트는 파워를 측정하고 낙상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상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앉습니다. 이후 두 팔을 가슴에서 교차시켜 손을 어깨 위에 올립니다. 두 발은 어깨넓이로 벌려 바닥에 밀착시킵니다. 그리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30초 동안 쉬지 않고 반복합니다. 65세 기준으로 남성은 12회, 여성은 11회 이상 가능해야 적정한 힘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하로 떨어지면 그만큼 낙상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파워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노인들의 경우 덤벨이나 밴드를 사용해 상체와 하체를 강화하는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덤벨을 허리까지 올리는 데드리프트는 근력을 키우고 파워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하여 점차 무게를 늘려갑니다. 가볍게 시작하더라도 무게를 늘려가지 않으면 지속적인 운동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스쿼트는 하체 근력을 키우고 일어나는 동작을 빨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들 웨이트 트레이닝 외에도 한 발로 서기, ‘엎드려뻗쳐’라고 하는 플랭크같이 균형감각을 높여주는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짧은 거리를 달리다 멈추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도 힘을 기르는 데는 매우 큰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점프 같은 플라이오메트릭(plyometric)을 반복하는 것도 파워를 키우는 데 좋습니다.이런 운동이 건강과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은 더욱 적습니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는 운동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구실들로 다음 9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시간이 없다 △남들이 보는 게 부끄럽다 △돈이 없다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춥다 △운동할 장소가 없다 △운동을 하면 통증이 있다 △항상 피곤하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하다 다칠까 무섭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이런 핑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은 목표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목표를 높이는 방식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면 하루에 10분만 운동을 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운동에 대한 부담이 줄어듭니다.
운동을 시작할 때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의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자기 대화와 작은 성취를 자축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과 작은 성취를 반복하는 선순환적 루틴을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운동은 지루하거나 재미없으면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입니다. 소소한 시작이지만 여러 건강지표의 확실한 개선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