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네이버(
NAVER(035420)) 이사회가 최수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해진 창업자 신규 선임을 결의했습니다. 네이버의 '온서비스 AI(모든 서비스에 AI 적용)' 전략과 글로벌 AI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는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최수연 재선임과 사내이사 이해진 신규 선임의 건을 결의했다고 7일 공시했습니다. 해당 안건은 다음 달 개최될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특히 네이버 창업자이자 인터넷 시대 성공 신화를 쓴 장본인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복귀가 눈길을 끕니다. 그간 이해진 GIO는 2017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18년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고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에 집중해 왔습니다.
은둔형 경영자로 불려온 그가 지난해부터 소버린AI(AI 주권)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이사회 재합류까지 나서면서, 네이버의 AI 전략이 한층 공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네이버는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최수연 재선임의 건을 결의했다고 7일 공시했다.(사진=네이버)
지금까지 네이버의 화두는 자체 AI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한 AI 서비스 확장이었는데요. 2021년부터 AI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왔고, 같은 해 5월엔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한 한국어 초거대 AI 언어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습니다.
이밖에 소버린 AI 강화를 위해 그간 네이버는 AI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은 바 있습니다. 2023년 구축한 최첨단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중심으로 AI 연산 및 데이터 보안 강화에 나서는 한편, 보안 솔루션, AI 윤리체계를 종합적으로 구축하는 중입니다.
이같은 AI 전략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3월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디지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한 아랍어 기반 소버린 AI 개발을 진행 중인데요. 이를 위해 중동 거점 법인 네이버 아라비아 설립 인가 절차도 완료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필리핀 현지 기업과 소버린 클라우드 및 AI를 활용한 필리핀 디지털 전환을 공동 추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네이버의 경우, 자체 개발 AI 전략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도 그간 제기돼 왔는데요. 최근 저비용을 앞세운 중국 딥시크의 급부상이 네이버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실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7일 실적발표 직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딥시크의 약진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은 사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아울러 최 대표는 네이버 역시 자체 모델 외에 외부 LLM(초거대언어모델)과의 연계도 열어둘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다 이 GIO의 사내이사 복귀까지 더해지면서 네이버의 AI 전략은 한층 다각도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이해진 GIO의 사내이사 복귀가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 및 해외 시장 공략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일선에서 물러났던 창업주가 AI 전략 때문에 전격 복귀를 했다는 건 앞으로 AI 시대에 빠르게 변화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일 것"며 "외부에서 보기에도 단순히 말로만 AI 전략을 가져가겠다는 것보다 전사적 차원에서 AI로 방향 전환해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네이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