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사들이 실적 발표 직전 국내외 투자·계약 소식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어두운 업황 속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계의 절박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웹젠이 국내 게임 개발사 GPUN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10%를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그림은 GPUN이 개발하는 서브컬처 게임 '테라리움'. (이미지=웹젠)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069080)은 국내 게임사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웹젠은 최근 서브컬처 게임 '테라리움'을 개발 중인 GPUN(지피유엔)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지분 10%를 확보했습니다. 방치형 모바일 RPG '크로노스피어'를 만드는 게임투게더 지분 37.78%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네오위즈(095660)는 미국 게임사 울프아이 스튜디오의 복고풍 공상과학(Sci-fi) RPG 신작 배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게임은 1900년대 미국 콜로라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개발사는 몰입감 있는 일인칭 시뮬레이션과 강한 상호작용, 서사를 강조합니다.
컴투스홀딩스(063080)는 국내 게임사 아르까에서 개발 중인 '컬러스위퍼(가제)'의 국제 배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컬러스위퍼는 지뢰찾기 기반으로 가까운 여덟 칸 색상의 실마리를 얻어, 모든 칸을 색칠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 게임은 상반기 전세계 출시됩니다.
이들 회사의 투자·계약 소식은 실적 공시를 앞둔 4~10일 집중됐습니다. 시장에선 게임사들의 실적에 대해선 전반적인 하락을 전망합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웹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14% 줄어든 113억원으로 추정됩니다. 네오위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2.38% 줄어든 56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최근 발표에 실적 우려 완화와 미래 성장성 강조 목적이 있었는지 관심을 끄는데요. 각사는 투자·계약 상대방과의 발표 일정 조율과 내부 논의 결과일 뿐, 공시 일정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계약 상대 회사와 맞는 일정을 찾고 글로벌 홍보 담당자 일정도 맞추며 교집합을 찾은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학계에선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게임사들의 복잡한 속내가 투자 발표에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게임 외에도 유튜브 쇼츠 영상 등 시간을 뺏어가는 매체가 많아 시장 전반에 위기 의식이 있는 것 같다"며 "게임 업계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웹3 게임도, 규제가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도 돌파구가 없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며 희망을 이야기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