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고공행진을 보인 마른김 가격이 차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인 공급 과잉으로 물김 폐기가 발생했으나 2025년산 마른김 도매가격이 소폭 내림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13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와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 중 가장 크게 오른 품목은 전년대비 오징어채(22.9%)에 이어 맛김(22.1%)이 차지했습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집계에서는 마른김 가격이 전년보다 31.9% 오른 장당 145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월 물김의 산지가격이 하락했지만 일부 지역의 물김 폐기가 발생하면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른김 가격이 2월 들어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5년산인 지난해 12월 김 생산량(만속)은 전년 동월보다 29.8% 오른 3467만속입니다. 올 1월에는 23.3% 늘어난 4206만속을 기록했습니다.
김 양식에 적합한 수온이 유지되고 양식면적이 늘면서 지난해 12월, 올 1월 물김 생산량이 전년보다 각각 29.8%, 23.3% 증가한 겁니다.
이에 반해 지난달 전남·전북·경인·충남·부산의 산지위판장에서 폐기된 물김은 총 5989톤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김 가공 업체의 수요보다 많이 생산된 물김이 경매장에서 위판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김 생산량이 급증한 배경은 신규 양식장 허가, 불법 물김 양식 성행 등의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김산업협의체의 김 수급 관리방안을 통해 물김 생산 안정화를 추진합니다.
특히 불법 양식시설로 물김 생산량이 증가한 점에 주력합니다. 해수부 측은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을 불법 의심해역으로 지정하고 지자체, 해경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특별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생산자어민연합회도 지난 10일부터 불법 시설철거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자체·수협 차원에서 양식어가에 대해 보전하는 물김 폐기비용 지원의 확대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물김 폐기비용 지원은 일시적인 공급 과잉에 따라 폐기가 발생한 경우 최소한의 경영비용을 보전하는 제도입니다.
유찰 등 물김 폐기 때 지자체와 수협에서 120kg당 4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마른김 가격이 2월 들어 지속적인 하락 현상을 보이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물김 생산 증가에 따라 2025년산 마른김 도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만2023원(100장)에서 올 1월 9721원으로 내림 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2월 1주차 때는 8167원으로 하락했습니다. 마른김 소매가격은 1월 5주차 1486원, 이달 1주차 1463원으로 차츰 안정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해수부는 전품목 총 1383억원 규모의 민간 수매자금 지원(올해 우수수산물 전품목은 총 1489억원) 중 김을 수매할 수 있는 자금을 통상적인 절차보다 앞당긴 2월 중순부터 낮은 금리로 융자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 영세 마른 김 가공업체의 노후화된 설비를 교체하고 수산물 산지가공유통센터(FPC),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 추가 건립을 지원하는 등 마른김 가공·저장능력 확충에도 집중합니다.
한편 기획재정부, 공정위, 해경 등 관계기관 합동은 전국 김 유통·가공 시설에 대한 현장점검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