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번엔 '일반환전' 경쟁 …"고객 모으기 사활"

키움·신한 이어 미래·NH·삼성도 획득…하나·KB도 준비 중
시스템 구축되면 해외주식 거래부터 환전까지 가능
"은행에 비해 경쟁력 떨어져 실익 크지 않을 것"우려도

입력 : 2025-02-14 오후 3:36:39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증권사가 너도나도 일반 환전 업무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환전 시장에 가세한 겁니다. 정부가 관련 규정을 고쳐 여행이나 유학경비 등 일반 업무에 대해서도 증권사가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데 따른 것입니다. 증권사의 환전 서비스 경쟁은 연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은행과 수수료 경쟁에서 실익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5일 일반환전 업무 인가를 받았습니다. 앞서 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도 인가를 획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키움증권(039490)(7월)과신한투자증권(9월)도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하나증권은 인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KB증권은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리츠증권은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환전이란 개인의 여행이나 유학, 기업의 수출입 용도의 환전을 일컫습니다. 그동안은 증권사에선 투자 목적으로만 가능했습니다. 인가 획득에 이어 시스템이 구축된 후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면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서도 일반 환전을 신청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3년 외환시장 구조 개선과 제도를 개편해 외환시장을 개방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규제 혁신을 통해 외환서비스 경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정책을 내놨습니다. 이후 외국환거래규정이 개정되며 일정 규모 이상의 증권사에게 투자 목적 외에 일반 환전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일반 환전 인가 획득에 나서는 것은 기업과 개인고객을 확보해 수익모델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꾸준히 증가하는 해외 주식투자자(서학개미)들이 원스톱으로 거래와 환전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 수익금을 환전해 여행 등에 사용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기반 증권사의 경우 비용 절감에 유리한 환경이라 경쟁력 있는 환율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도 은행들이 0%에 가까운 환전수수료를 내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증권사에겐 큰 실익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외환 조달비용을 증권사가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이라면서 "결국 여러 가지 서비스를 갖춰놓고, 고객에게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탓에 개인고객보다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수익모델을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옵니다.
 
서울 명동거리 환전소에 달러 거래가격이 표시돼 있다. 증권사들이 일반환전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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