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총리가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대통령 탄생 100주년 노벨평화상 수상 24주년 기념식 및 기념강연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청년층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영화관을 찾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정치 무관심·혐오' 정서가 커진 청년층과 직접 교감하겠다는 겁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소재의 한 영화관을 찾아 영화 '하얼빈' 상영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달 14일에는 대구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 '소방관'을 관람했습니다.
김 전 총리 측은 "형식적인 일회성 간담회에서는 청년들이 속내를 드러내기 쉽지 않다"면서 "함께 영화를 보고 영화 속 메시지를 나누며 교감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흥행하는 영화를 직접 보고 청년층과 자연스럽게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 전 총리는 영화 하얼빈 관람 직후 "안 의사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를 합방한 원흉을 척살하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며 "이미 그 무렵에 '동양 평화론'이라는 조선과 중국, 일본이 평화롭게 잘 살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분이다. 그때 나이가 31살밖에 안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늘 어려울 때마다 한 집단을 살리는 것은 청년들의 의기와 용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탄핵 정국에 길거리에서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서로 다른) 응원봉을 들고 있지만, 우리는 한 공간에서 하나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전 총리는 영화 관람을 통해 최근 계엄 사태에서 드러나고 있는 갈등의 심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동생인 곽경태 감독이 연출한 영화 소방관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에도 '갈등연좌제'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정치 성향 다르면 서로 밥도 안 먹고, 연애도 안 하는 세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영화 관람을 통해 이같이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는 영화 관련 주제는 물론, 청년 일자리와 아르바이트 임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청년들과 이야기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청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영화 관람과 토론은 참 유익한 방법 중에 하나"고 자평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