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민주주의)김부겸 "반대진영도 안아야…분열의 한국정치, 통합으로"

<뉴스토마토> 연중 기획 '다시 민주주의'
"김대중·노무현 보라…다양성·포용성 보장 때 민주당 승리"

입력 : 2025-02-13 오후 6:23:00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서울 합정동 뉴스토마토 사옥에서 열린 <연중기획 다시 민주주의>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유정·이선재 인턴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상대편을 없애야 될 대상으로는 생각해선 안 된다. 보수와 진보 진영이 한 발씩 물러나서 공존하고, 이를 국민 통합 에너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한국 정치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내 반대 진영뿐만 아니라 자신과 생각이 완전히 다른 상대 진영까지 포용해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윤, 박수치는 세력만 보다 사고쳤다"
 
김 전 총리는 13일 오후 서울 합정동 <뉴스토마토> 사옥에서 열린 '연중 기획 다시 민주주의' 강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지위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생각 안하고 자기한테 박수치는 세력만 보다가 사고 친 것 아닌가. 어느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에 (각 진영이) 공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솔직히 무조건 우리 편은 옳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우리 편이 무조건 옳은데 어떻게 민주주의를 하느냐"며 "이런 점에서 한번 더 진보 진영, 보수 진영 모두 공동체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연중 기획 '다시 민주주의'는 <뉴스토마토>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씨의 지난해 12·3 친위 쿠데타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첫 강연자로 이종찬 광복회장이 나섰고, 김 전 총리가 이번에 2번째 강연자로 참여했습니다.
 
앞서 이종찬 회장은 지난달 21일 강연에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넘어가면 다음에 누가 대통령이 돼도 비극이 반복된다"며 정치권이 조속히 개헌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개헌뿐만 아니라 승자가 국회 의석을 독식하는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서울 합정동 뉴스토마토 사옥에서 열린 <연중기획 다시 민주주의>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전 총리는 민주당 내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으로 꼽힙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온 김 전 총리는 경기 군포 지역 총선에서 3차례 당선됐지만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2012년 총선에서 대구로 향했습니다. 이후 대구에서 4차례(2012·2016·2020년 대구 수성갑 총선·2014년 대구시장 선거) 출마해 단 한 번(2016년 총선) 당선됐습니다. 2016년 총선 당시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에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물리치면서 지역주의 장벽을 깨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이후 문재인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했습니다. 지난해 4·10 총선에선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기획위원과 김기성 뉴스토마토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김 전 총리는 반동과 퇴행을 거듭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87년 체제 극복을 위해 '국민 통합'을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서울 합정동 뉴스토마토 사옥에서 열린 <연중기획 다시 민주주의>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선 출마 여부에 "제 역할 있다면 할 것"
 
김 전 총리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면 민주당은 내부에서 다양성·민주성·포용성이 활발하게 보장될 때 이겼다"며 당내 강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서로를 혐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IMF라는 국가적 위기 때 온 국민이 금반지를 빼서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리더십이 나올 수 있으려면 다양한 고통을 나누는 국민들 간 동지애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평가도 나왔습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소위 '우클릭한다'는 비판을 감수하며 몇 가지 경제 공약을 내놨는데 사실 선거를 앞둔 정당으로선 이런 유연성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쟁점이 되는 당의 정체성, 중요 정책에 관한 부분들은 대표의 발언으로 바뀌기보다 오히려 정책위나 이해당사자들, 전문가를 불러서 쟁점 토론을 해야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결과에 대해서도 그의 대권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김 전 총리는 향후 윤씨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 후 조기 대선 국면이 될 경우, 출마 여부에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데 제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며 "총대를 메라면 메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등 이른바 '신 3김'의 지지세가 이 대표와 비교해 크게 저조한 것에 대해 "(민주당 내) 우리들 모두의 합의 확실하게 탄핵 찬성 세력과 게임 안 될 정도로 큰 힘이 되어서 다음 대한민국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들(민주당 주자들) 바탕의 지지율을 올리는 게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서울 합정동 뉴스토마토 사옥에서 열린 <연중기획 다시 민주주의>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명 등 대선주자 개헌 입장 밝혀야"
 
김 전 총리는 향후 개헌 추진에 대해선 "계엄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 안 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이렇게 고치겠다는 비전 제시를 안하고 어떻게 대선을 치르냐"며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이 책임지고 있는 분들도 조만간 개헌에 대한 자기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권력을 가진자가 어떤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낼지 모르는 판에 4년 대통령 중임제 이야기는 성급하다"며 "대통령 권력을 분산해서 사고를 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김유정·이선재 인턴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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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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