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집행위원회(EC)로부터 골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와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제품 2종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습니다. 프롤리아와 엑스지바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성분은 동일하지만, 용량과 투약 주기에 따라 구별됩니다. 프롤리아는 골다공증 치료제로, 엑스자바는 골거대세포종 등의 치료제로 나뉘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10종, 유럽에서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 암젠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해 시장 출시까지 난관이 예상됩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잇따른 특허 소송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를 개발해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원개발사 리제네론이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항소심에서 패소했습니다. 리제네론은 2023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일리아 특허 51개를 침해했다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의 미국 출시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지난해 6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북부지방법원이 리제네론 측 주장을 인용하면서 오퓨비즈의 미국 출시는 금지 명령을 받았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즉각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결국 패소하면서 오퓨비즈의 미국 출시 일정은 불투명해졌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품목허가 받아도 특허소송 난관 넘어야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가 시장 출시를 앞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상용화에 제동 거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출시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이 감소합니다. 이 때문에 특허 기간 만료를 앞둔 원개발사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독점 기간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죠.
당장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가 차질이 생기면서 나머지 바이오시밀러 제품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프롤리아와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가 FDA, EC 관문을 통과했어도 특허분쟁 리스크가 남아있습니다. 프롤리아와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암젠과 합의로 특허 소송을 종결한 셀트리온과 달리 삼상바이오에피스는 아직까지 암젠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암젠이 벨기에 브뤼셀 상업 법원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프롤리아,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제조 금지 소송이 기각됐습니다. 유럽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승기를 잡았지만, 암젠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3국에서도 법적 조치를 취해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당국 문턱을 넘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예정대로 출시되고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오리지널 개발사와 특허분쟁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프롤리아,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관련 법정 분쟁이 진행 중이고, 암젠과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실험실(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