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중국 기업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획기적인 제품을 연일 내놓으면서, 글로벌 1위
삼성전자(005930)의 자리가 위협받는 모양새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폰이 출시되고, 삼성보다 먼저 트리폴더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굴기'하는 중국 업체에 맞서기 위해선 삼성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가격 전략 다변화 등 다각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포는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스마트폰 Find N5를 공개했습니다. 접었을 때 두께는 8.93mm, 무게는 229g에 불과합니다. 배터리는 5600mAh, 출고가는 8999위안(약 178만원)입니다. 해당 제품은 삼성이 가장 최근 출시(작년 10월)한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 스페셜 에디션보다 1.67mm 얇습니다.
오포는 "티타늄 합금 힌지를 사용해 두께는 (오포 파인드 N3 대비) 26% 감소했지만, 내구성은 36% 강해졌다"며 "최첨단 엔지니어링과 초박형 레이어링으로 접거나 펼쳤을 때 모두 얇은 디자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알루미늄 합금 7시리즈를 사용해 프레임의 강도를 30% 증가했다" 고 밝혔습니다.
Find N5는 퀄컴의 최고급 스냅드래곤 8 엘리트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칼라 OS 15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최신 인공지능(AI) 기능이 지원됩니다. 문서 해석·요약, 전화 통화 요약 및 번역, 이미지 자동 보정 등 타 플래그십 제품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구현합니다. 이는 오포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를 이어간 성과로 해석됩니다. 오포는 작년 말까지 6천 건 이상의 AI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화웨이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에서 세계 최초의 트리폴드폰인 '메이트 XT'의 글로벌 출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메이트XT는 두 번 접었을 때 12.8mm, 펼쳤을 때 3.6mm의 얇은 두께를 자랑합니다. 무게는 360g, 배터리 용량은 5,600mAh입니다. 출고가는 3499유로(약 530만원)로 책정됐습니다. 트리폴드폰인 '갤럭시 G 폴드(가칭)'을 개발 중인 삼성은 오는 3분기(7~9월) 출시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의 폴더블폰 신작 '오포 Find N5' (사진=오포)
이처럼 신기술을 선점하는 중국폰의 굴기에 삼성전자는 점유율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이 19%로 1위, 샤오미가 14%로 3위, 그 뒤로 오포와 비보가 각 9%입니다. 샤오미·오포·비보 중국폰 3사의 점유율은 작년 동기보다 2% 늘어났습니다. 추격 중인 중국업체와 삼성간 점유율 차도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폰의 점유율은 계속 하락세이며 신흥국에서는 중국폰에 밀리고 있다"며 “레드오션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근본적 혁신이 있지 않는 한 앞으로 점유율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AI는 삼성 고유의 기술이 아니기에 언제든 따라 잡힐 수 있어 AI 기술만을 향상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고 본다”며 “브랜드 가치 제고, 가격 다변화 전략 등 전략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운영되는 IT 업체는 공안기관 요구 시 데이터를 당국에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황 교수는 "중국폰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기에 삼성이 이러한 점에서 차별성을 부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