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경매 나오는 대로 낙찰…수요자 '쏠림 현상'

토허제 해제 후 강남 아파트 경매 시장서도 인기
강동구도 영향…강남4구 경매지표 서울 평균 웃돌아
가격 상승 기대감 반영…경매시장서 강남 인기 지속

입력 : 2025-03-04 오후 3:32:36
 
[뉴스토마토 송정은·홍연 기자] 지난달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권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특히 강남3구의 경우 높은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이 유지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 총 253건 중 108건이 낙찰돼 낙찰률 42.7%를 기록했습니다. 낙찰가율은 91.8%, 평균 응찰자수는 8.85명이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지난 1월 47.20%, 낙찰가율은 93.30%를 기록했는데 지난달은 이보다 4.5%포인트(p), 낙찰가율은 1.5%p 떨어졌습니다. 
 
다만 이른바 '토허제' 해제 아파트들이 포함된 강남3구의 양상은 달랐습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 아파트의 1월과 2월 낙찰률은 모두 56.30%를 기록했습니다. 2월 수치만 비교해도 서울 평균 대비 14%p 가량이 높습니다. 강남3구의 올해 낙찰가율 역시 1월 96.50%, 95.80%로 서울 평균보다 최대 3.2%p 높았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토허제 해제 이후 '잠삼대청' 지역 아파트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강남3구 경매시장도 자극하는 모양새인데요. 이에 인근 지역인 강동구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지난달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인근 단지에 있는 아파트 경매 물건도 낙찰가율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 여파가 강동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강남3구에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4구'의 경매지표는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돕니다. 강남4구 경매물건은 지난달 42건 중 28건이 매각되며 낙찰률이 66.7%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평균보다 20%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낙찰가율 Top 10도 강남 아파트 대거 포진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도 해당 지역 아파트 비중이 높습니다. 2월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곳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5㎡였습니다. 감정가는 18억3700만원의 117.5%인 21억5777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응찰자수만 87명에 달했습니다. 
 
이 단지는 지난 1월 1차 경매에서 한 차례 유찰된 후 감정가보다 20% 낮은 가격에 2차 경매가 이뤄졌는데요. 여기에 같은 전용면적이 지난달 22일 매매가 24억2500만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보다 2억5000만원 이상을 낮출 수 있었던 것도 응찰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송정은 기자)
 
이외에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톱(Top)10 단지를 강동구까지 포함해 살펴보면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매각가율 116.8%, 14억1300만원)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전용 244.32㎡(매각가율 116.8%, 96억5100만원) △잠실3차 한양아파트 전용 84㎡(매각가율 105.7%, 16억6000만원) 등 7개 단지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에 따른 강남 아파트 매매가 강세가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정평가액 산정 날짜와 실제 경매 날짜가 차이가 있다"며 "강남3구의 경우 물건 경매 직전에 토허제 해제 등 가격 호재가 반영되면서 입찰하다보니 낙찰률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어 경매물건이 많이 나오는 여건이 구축돼 있다. 여기에 경매시장 금리가 낮아지고 있어 경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가 많은 강남3구의 경우 낙찰가율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경매가가 높게 낙찰되더라도 추후 가격 상승에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홍연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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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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