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윤석열씨 석방 이후 아스팔트 보수들이 준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각하 아니면 인정 못 한다", "헌재를 무너트리자" 등을 소리치며 탄핵 선고 불복 선동을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심판은 이르면 이번 주중에 선고가 나올 예정인데요. 선동 수위가 높아진 만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재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맞은편에 자유통일당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그 아래에는 아스팔트 보수들과 극우 유튜버가 "탄핵 무효" 등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0일 <뉴스토마토>가 찾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은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보수단체와 아스팔트 보수들의 시위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앞서 아스팔트 보수는 윤씨가 석방되자 시위 장소를 헌재가 있는 안국역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씨가 석방됐으니 이젠 윤석열 탄핵 각하 혹은 기각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헌법재판관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겁니다.
헌재 앞은 이른 오전부터 "탄핵 무효", "탄핵 각하", "헌재 해체" 등 고함을 치는 아스팔트 보수들로 가득했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생활이 걱정될 정도로 매우 큰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판 좀비 인민재판 계속할래? 선량한 시민을 유혈혁명으로 몰지 말라!"고 적힌 자유통일당 현수막도 내걸려 있었습니다. 헌재의 탄핵 판결이 임박한 만큼 아스팔트 보수들의 선동 수위가 높아진 겁니다.
헌재 정문 옆에서는 윤석열 국민변호인단의 7일차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보건학문·인권연구소, 우리공화당, 깨어난 중도보수, 부정선거연구모임, 자유언론국민연합, 전북대 시국선언팀 등 보수단체가 여럿 참여했습니다. 기자회견장 바로 옆에서는 윤씨 지지자들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단식을 시작한 전지영씨는 이날로 단식 13일째, 김보근 목사는 6일째를 맞았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20대 남성이 삭발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씨를 지지하는 청년 2명은 이 자리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기도 했습니다. 삭발식에 참여한 20대 남성은 "한 나라의 대통령마저 이렇게 불법으로 구속하고 수사하면 국민도 위험하다. 머리는 다시 자라나지만, 국민의 생명은 다시 자라나지 않는다. 나라를 사랑해서 (시위에) 나왔는데, 이런 우리가 '극우'고 '파시스트'냐"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부정을 알리기 위해 계엄령을 내렸는데, 반국가 세력은 그게 내란이라고 몰아간다. 민주당이 악법을 몰아붙이는데 국민 절반 이상은 모른다. 탄핵을 각하하고 국민들을 위해 올바른 정치를 할 대통령을 직무에 복귀시켜라"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중들은 청년의 발언을 듣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라", "눈과 귀를 막지 마라", "언론은 각성하라"며 호응했습니다. 70대 남성은 "탄핵은 무효이므로, 무조건 각하돼야 한다. 아니면 인정 못 한다. 기각은 절대 안 된다"고 소리쳤습니다. 애초에 국회에서 윤씨를 탄핵소추한 그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헌재에선 기각이 아닌 각하만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전지영씨가 13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삭발식 현장에는 윤씨 변호인단인 김계리·이동찬 변호사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뮤지컬 배우 차강석씨 등이 찾아왔습니다.
이동찬 변호사는 "대통령 비상계엄은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불법 체포인 줄 알면서도 국민의 안위를 생각에 응했다. 구치소를 나오면서도 아스팔트 위에 있는 국민들, 단식하는 분들의 안전을 걱정했다"고 발언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젊은 청년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다. 애국 시민들의 노력은 헌법재판관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된다. 대통령 탄핵소추는 반드시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강석씨는 "목숨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민들이 저항권을 발동하기 전에 헌재는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나라살리기 1000만 의병' 관계자들이 '천만 의병장 헌재 규탄 단식 투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단식을 시작하는 '나라살리기 1000만 의병' 소속 윤경숙씨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윤씨는 "서울중앙지법이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며 (수사와 기소의) 불법을 인정했다. 이 불법을 기획하고 실행한 자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씨는 그 대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서울서부지법 △검찰 특별수사본부 △경찰 국가수사본부 △민주당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체제 전복과 내란 모의를 한 자들로 모두 처단해야 한다. 국민 모두의 힘으로 헌재를 무너트리자"고 선동했습니다. 이어 "헌법재판관을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무효라고 양심선언 하라"고 소리쳤습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안국역 남측에서 자유통일당 주최의 시위가 진행됐습니다. 취재진이 언론사 소속임을 알아본 60대 여성은 "대통령이 나라를 공산주의로부터 구하기 위해 직을 내걸고 싸우고 있지 않느냐. 당신도 대통령에 대해서 나쁜 기사를 쓰지 말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저지른 부정선거에 대해 써라. 좌파들처럼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