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나 뒤쳐진 국방 AI…K방산, 투자 및 기술 개발 박차

국내 방산업체, 직접 AI 투자 나서
AI 개발 위한 데이터 확보 어려워
인력 관리·환경 개선 ‘투트랙’ 필요

입력 : 2025-03-11 오후 4:06:40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K-방산의 국방 인공지능(AI) 기술이 주요국보다 4년 뒤처지는 가운데, 세계 4위 방산 국가를 목표로 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기술개발과 직접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력 확보 및 인프라 조성과 함께 국방 데이터 확보를 개방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지난 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캠퍼스에서 '제7회 다파고(DAPA-GO) 2.0 소통간담회'가 열렸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하드웨어는 강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약한.' K-방산의 현주소를 말할 때 늘 회자되는 말입니다. 최근 미국의 유망한 방산 스타트업 관계자가 진출하기 좋은 시장으로 한국을 꼽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합니다. 업계 관계자도 “제조업 기반의 방위산업은 우리가 무인 전력 플랫폼에서 굉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의 핵심 역량은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해외 주요 국가들은 국방 AI투자를 더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국방 전 영역에서 AI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AI 신속역량반(AI RCC)’를 신설하고, 올해까지 1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영국은 지난 2022년부터 국방AI센터(DAIC)를 운영하기 시작해 AI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국방 AI 기술에서 한국은 주요국보다 후발주자입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지난해 7월에 펴낸 '국방기술기획서'에 따르면 국방 분야 AI 기술 격차는 주요국보다 약 4.1년 뒤처져 있습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7일 6세대 전투기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AI 데이터솔루션 기업 ‘젠젠에이아이(젠젠AI)’의 지분 10%를 확보했습니다. 지난해부터 AI 분야를 별도 채용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화 방산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는 이날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진행된 '다파고(DAPA-GO) 소통 간담회'에서 첨단 AI·무인화 체계 개발 현황 및 기술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같은 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방산 스타트업 실드 AI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기업들이 AI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AI가 방산업계에서 미래전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접 AI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방산기업들은 보안 때문에 IT 기업들과 자유로운 협업이 어려운 환경입니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 공유가 필수적인데 국방 데이터의 등급 분류가 명확하지 않아 연구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특히 한국은 모든 데이터를 물리적 망 분리를 통해 비밀 수준으로 보호하고 있어 활용에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이에 데이터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들은 다파고 간담회에서 방위사업청에 머신러닝을 위한 국방 데이터 접근성 개선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국방 AI 발전을 위해 인력 확보와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방산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관리하면서 개발 환경을 조성하는 ‘투 트랙 전략’을 진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정부뿐만 아니라 산학연관군이 유기적으로 SW 개발 인재 육성 체계를 마련하고, SW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도록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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