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경기위축 속에서 위생용품기업 유한킴벌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년 연속 줄었습니다. 기저귀 수요의 중심이 유아에서 시니어로 이동하면서, 유한킴벌리는 생산라인을 성인용으로 전환하며 시장 대응에 나섰습니다. 동시에 친환경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지난해 매출은 1조3809억원으로 전년(1조4440억원)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865억원으로 8%가량 줄었습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내수 경기 위축과 인구 감소, 고환율 등의 어려운 복합적인 시장 요인이 고품질·프리미엄 제품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한킴벌리의 실적은 최근 3년간 소폭 하락세를 그리는 중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3년에도 각각 전년 대비 4.3%, 3.5% 줄어든 바 있는데요. 다만 지난 10년간을 보면 매출은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도 1600억~2200억원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유한킴벌리 실적추이.(그래프=뉴스토마토)
큰 폭은 아니지만 실적 추이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유한킴벌리는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던 기저귀 사업의 경우 기존엔 유아동용 제품 비중이 75%에 달할 정도로 높았지만, 이를 성인용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대전과 충주 공장의 유아동용 기저귀 생산라인 2곳을 성인용 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기조가 지속되면서 유아동 시장이 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소비자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시장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기저귀 시장에서 유아동용과 성인용의 비중은 2019년 47% 대 53%였으나, 2023년에는 35% 대 65%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주요 수요층이 이미 시니어로 넘어간 셈입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10년간 시니어 제품 기획, 연구개발(R&D), 생산설비 등에 약 6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현재는 요양병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저귀 교체 시점을 알려주는 '스마트 기저귀'도 개발 중입니다.
ESG 경영도 유한킴벌리의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지속가능 제품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탕수수 유래 바이오 소재, 국제산림관리협회(FSC) 인증 펄프, 재활용 플라스틱 50% 이상을 활용한 포장재를 지속 확대 중입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출생아 수 반등 추이 속에서 종합유아동품 시너지 확대, 시니어 비즈니스 확장, 첨단 부직포 소재 투자 효과, 지속가능 제품군 강화 등으로 성과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000100)의 알짜관계사로 불리는데요. 유한양행이 2대주주로 지분 30%를 보유해 매년 400억원 이상의 꾸준한 배당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 김천공장 (사진=유한킴벌리)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