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43개 그룹 총수 중 주식 평가액 증가율 1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가액 1위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 조사됐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연합뉴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 3월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그룹 총수 43명을 대상으로 1분기 주식 평가액 변동(1월2일과 3월31일 종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주식 평가액은 총 57조7401억원으로 1월 초(57조9212억원)와 비교해 1811억원(0.31% ↓)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총수 43명 중 27명은 평가액이 증가했고, 16명은 감소했습니다.
이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1월 초 5175억원에서 3월 말 7552억원으로 2377억원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은 45.9%에 달합니다. 다만 김 회장은 세 아들에게 한화 주식 848만8970주를 증여하기로 해 향후 주식 가치는 절반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김 회장의 뒤를 이어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39.3%),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35.6%), 이순형 세아 회장(33.9%)이 주식 재산 증가 폭이 컸습니다.
주식 재산 증가액이 가장 큰 총수는 방시혁 의장입니다. 방 의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초 2조5816억원에서 3조971억원으로 3개월 사이 5155억원(22.0%) 늘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같은 기간 11조9099억원에서 12조2312억원으로 3213억원(2.7%) 증가했습니다.
43개 그룹 총수 중 주식 가치 하락률이 가장 큰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으로 나타났습니다. 방 의장의 주식 평가액은 올해 초 1조489억원이었지만, 3월 말 8115억원으로 3개월 새 2374억원(22.6%) 감소했습니다. 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18.6% ↓),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5.4% ↓),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12.6%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1.5% ↓), 구광모 LG그룹 회장(10.5% ↓) 순으로 하락했습니다.
주식 재산 감소액이 가장 큰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 서 회장은 올해 초 10조4309억원에서 3월 말 9조7770억원으로 6537억원(6.3% ↓) 줄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43명의 총수 그룹 중 주식 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유일하게 1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4조1249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7982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6334억원) 순이었습니다.
또한 주식 재산 1조원 클럽은 1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1조6851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1조6212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5233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190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1조4691억원), 김남정 동원 회장(1조4269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1조2805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1조2449억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1조1707억원) 등입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총수가 아니어서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됐지만, 3월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1조9152억원으로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주식 재산이 많았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국내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 주식 종목은 눈에 띌 만큼 주목할만한 증가세는 아니었다”며 “문제는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높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 여파와 전 세계 무역 갈등 구조도 심화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